갤럭시S8의 등장으로 이동통신시장의 경쟁도 달아오르고 있다. 정부 단속에도 불법 보조금이 난무하고, 눈속임 마케팅까지 성행하면서 시장이 혼탁해지고 있는 형국이다.
19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개통 지연에도 전날 번호이동 결과 SK텔레콤 고객 360명, LG유플러스 고객 283명을 유입해 총 643명의 가입자가 늘었다. 경쟁사들은 KT가 판매점에 주는 장려금(리베이트)을 과도하게 올려 고객들을 끌어모은 것으로 보고 있다. 갤럭시S8 예약판매 기간 리베이트 상승도 KT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주 통신 3사를 불러 과도한 경쟁 자제를 당부하며 전날부터 집중적인 보조금 모니터링에 나섰다. 상당수 매장에서는 예약판매 기간 정해진 리베이트 수준에 맞춰 개통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한 매장 관계자는 “50만∼60만원대 리베이트에 맞춰 어제 개통 고객에게 40만원의 페이백(보조금)을 제공했다”며 “고객에게 약속한 조건대로 안 하면 개통이 취소되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동통신사의 ‘공짜’ 마케팅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SK텔레콤은 갤럭시S8 예약판매에 맞춰 할부금 지원 프로그램 ‘T갤럭시클럽 제로’를 선보였다. 제휴카드의 청구 할인 및 할부금 1년 유예 혜택과 잔여 할부금 지원을 더해 사용 기간 할부금 부담을 ‘제로’로 만들어준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하지만 프로그램 이용료 월 5,500원을 내야 하고, 카드 청구 할인도 최대로 받으려면 월 사용 실적이 70만원 이상이어야 한다. 교체 단말 역시 갤럭시S9로 제한된다.
KT 공식 대리점도 ‘갤럭시S8 무료 찬스’라는 현수막과 포스터를 내걸었다. 하단에 단말기 할부금 지원 프로그램과 제휴카드 할인을 더한 혜택이라는 설명은 유심히 보지 않으면 알아보기 힘들다. LG유플러스는 예약판매 초기 대리점에 ‘갤럭시S8 무료 구매 찬스’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가 조건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는 방통위의 지적을 받고 다시 제작했다.
KT와 LG유플러스의 프로그램도 SK텔레콤과 마찬가지로 무료 혜택을 적용받기 쉽지 않다. 특정 제휴카드를 사용해야 하고, 사용 실적에 따라 할인액도 달라진다. 할부금 지원 프로그램의 경우 고가 요금제가 아니라면 월 이용료를 내야 한다. 고가 요금제는 멤버십 포인트로 낼 수 있지만, 이도 엄밀히 따지면 무료는 아닌 셈이다.
여러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혜택이 주어지지만, 이동통신사들은 이러한 점보다는 ‘무료’를 앞세워 고객 몰이에 급급한 모습이다.
/박신영인턴기자 s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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