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핀 메모리는 메모리 반도체의 패러다임을 바꿀 차세대 반도체로 각광 받고 있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자기장이나 전류를 공급하여 자화 방향을 바꾸는 기존 방법이 아닌, ‘빛’만으로 자화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원리를 규명했다. 이를 이용하면 기존보다 수천 배 빠른 초고속 스핀 메모리를 만들 수 있다.
최경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스핀융합연구단 박사는 미국 일리노이 주립대학 안드레 슐리프 교수, 데이비드 케이힐 교수 연구팀과 3년간의 공동 연구를 통해, 편광된 빛의 각운동량 방향에 따라 금속 자성체의 자화 방향이 움직이는 현상을 발견하고, 물리적 원리를 밝혔다. 또한 연구진은 빛을 통해 자성체의 자화 방향을 피코초(ps, 1조분의 1초)수준의 초고속으로 조절 가능한 것을 실험을 통해 규명했다.
빛의 각운동량과 자성체 자화 사이의 상호 작용은 1845년 영국의 과학자 패러데이(Michael Faraday)가 발견한 현상이다. 그는 빛이 자성체를 통과하면 각운동량이 변하는 것을 발견했고, 이 현상을 ‘패러데이 효과’라고 명명했다. KIST 최경민 박사는 빛의 각운동량의 방향에 따라 금속 자성체의 자화 방향이 반대로 움직이는 ‘역(逆)패러데이 효과’를 최초로 밝혔다. 이러한 빛과 자성체 사이의 상호작용은 스핀 메모리의 새로운 동작원리를 제시한다.
기존 스핀 메모리의 작동을 위한 자화 방향 조절에는 자기장 또는 전류의 공급이 필요했으며, 속도는 나노 초(ns, 10억분의 1초) 수준이었다.
이에 비해 연구진이 규명한 스핀 메모리는 빛을 사용하기 때문에 훨씬 빠른 피코 초(ps, 1조분의 1초) 수준의 속도로 조절 가능하여 초고속 메모리 구동에 대한 응용 연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 된다.
최경민 KIST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가 제시하는 빛과 자성체의 상호작용은 초고속 스핀메모리에 응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미래창조과학부 지원으로 KIST 기관고유사업과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창의형 융합연구사업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분야 세계적인 권위의 저널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4월 18일자 온라인 게재되었다.
/문병도기자 d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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