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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위의 직장인들'…서울 출퇴근 시간 81분

[통계청 '인구주택 총조사']

OECD 1위, 일본·터키의 2배

통근·통학 30% '2시간 이상'

수도권, 5년새 16만명 순유출





# 서울 노원구에 사는 50대 직장인 A 씨는 관악구에 있는 직장까지 출퇴근에만 하루에 2시간 이상이 걸린다. 얼마 전부터는 출근길에 지하철에서 한 시간 이상 서서 가는 것도 힘에 부쳐 한산한 오전6시쯤 집을 나서고 있다. 운 좋게 오후7시에 퇴근을 해도 집에 오면 8시 반. 늦은 저녁을 먹고 잠시 쉬다 보면 자야 할 시간이다. A 씨는 “회사라도 좀 가까우면 한숨 돌릴 텐데”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세계에서 기록적으로 긴 한국인의 출퇴근 시간이 더욱 길어지면서 직장인들의 고충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1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 인구주택 총조사-인구이동·통근통학·활동제약’에 따르면 서울에 사는 사람의 평균 출근 시간은 40.5분으로 집계됐다. 통계청은 퇴근 시간은 이보다 더 긴 것으로 보고 있어 출퇴근에 최소 81분을 쓰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통학시간을 반영한 서울 거주자의 평균 통근·통학 시간은 78.6분으로 2010년(73분)에서 늘어났다. 통근·통학에 2시간 이상 걸리는 사람도 10명 중 3명(28.8%)에 달했다.

‘통근·통학 지옥’은 서울만의 현상이 아니었다. 전국 평균 통근·통학 시간은 61.8분으로 한 시간을 넘겼다. 2010년 58.4분에서 증가했다. 조사는 2015년 실시된 인구주택총조사 때 통근·통학시간에 걸리는 시간을 물어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국의 출퇴근 시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이며 평균의 2배에 달했다. OECD에 따르면 2014년 현재 출퇴근에 58분을 써 비교 대상 26개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2위인 일본과 터키(각각 40분)를 크게 웃돌았고 평균(28분)보다도 30분 길었다. OECD는 회원국이 아닌 중국(47분)과 인도(32분), 남아프리카공화국(36분)도 조사했는데 한국이 모두 앞질렀다.



통근·통학을 위해 매일 서울로 유입되는 인구는 150만명에 달했다. 구체적으로 경기도에서 서울로 유입되는 인구가 127만 7,000명으로 대다수였고 인천에서 19만1,000명이었다. 수도권 외에서 서울로 유입되는 ‘장거리 출퇴근·통학자’도 3만2,000명에 달했다. 2015년 이후 서울에서 전세를 살다 경기도에 집을 산 30~40대가 늘어나 서울로 통근·통학하는 인구는 더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근·통학자의 ‘발’이 되는 교통수단은 무엇일까. 서울 거주자만 놓고 보면 지하철·전철을 이용하는 사람이 23.3%로 가장 많았고 도보가 22.8%, 승용차·소형승합차가 20.5%, 시내·좌석·마을버스가 14.1% 순이었다. 지하철과 버스 등 복합수단을 이용하는 사람도 14.2%를 기록했다. 전국 기준으로는 승용차·소형승합차가 37.4%, 도보가 24.3%, 시내·좌석·마을버스가 13.6%의 순으로 집계됐다.

한편 2015년 현재 서울·경기도·인천 등 수도권 거주자는 5년 전에 비해 16만3,000명 순유출됐다. 1970년 관련 조사 이후 첫 순유출이다. 2010년에는 20만명 순유입을 기록했다. 이재원 통계청 인구총조사과장은 “2012년부터 중앙정부가 세종시로 이전하고 각 지방에 공기업이 옮겨가면서 수도권에서 지방으로의 거주 이전이 늘어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전국 5세 이상 인구 중 육체·정신적인 제약(시각·청각·언어장애, 치매, 뇌졸중, 지적·자폐성 장애 등)이 있는 인구는 339만5,000명으로 조사됐다. 전체의 7.2%였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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