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익(國益)이란 무엇일까. 최근 국내외 산업계의 두 장면은 진정한 국익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금호타이어 매각을 보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우선매수권을 포기하면서 중국 더블스타에 팔릴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타이어 업계 34위인 더블스타가 컨소시엄으로 자금을 끌어와 덩치가 더 큰 14위의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는 것이다. 더블스타는 매입가로 9,550억원을 써냈는데 산업은행 등은 평가차액만도 6,231억원을 남기게 된다. 산은 등이 지난 2013년과 2014년 금호타이어 출자전환을 위해 받은 전환사채(CB) 1,580억원치를 매각한 차액 1,800억원을 더하면 금호타이어 매각으로 8,031억원을 버는 셈이다. 대신 금호타이어가 보유한 글로벌 특허 50여건 등 독자기술 874건과 주요 거래선은 모두 중국에 넘어간다. 미국과 중국에 생산공장이 있고 글로벌 완성차들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국내 굴지의 타이어 업체는 사라지게 된다.
최근 대만 훙하이정밀(폭스콘)은 일본 도시바반도체 인수에 3조엔(약 30조원)의 베팅을 시사했다. 경쟁자들보다 1조엔(10조원) 이상 많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중국계 기업의 인수로 핵심 반도체 기술 유출이 우려된다며 이를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대목이다.
이 때문에 금호타이어 재매각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광주경영자총협회는 19일 성명서를 내 “지역경제 파탄과 타이어 산업 기술 유출이 우려된다”며 “채권단은 불공정 매각을 중단하고 재입찰을 진행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금호타이어 협력사와 노동조합은 물론 지방자치단체와 정치권까지 더블스타로의 매각에 반대하고 나섰다. 하지만 산은은 귀를 막고 매각을 강행하고 있다. 산업연구원의 이항구 박사는 “8,000억원 흑자에 제조업체를 중국에 파는 한국과 10조원 이상의 차액에도 기술을 지키려는 일본의 모습이 좁혀지지 않는 국가경쟁력의 이유”라고 꼬집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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