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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지연구소 “해수면 상승, 예상보다 느려질 수도”

연구팀 장보고기지 인근 '난센' 빙붕 연구 결과

빙붕에 물웅덩이 생겨도 비탈진 형태는 붕괴 촉진 안해

연구결과는 네이처지 4월호에 게재

남극에 위치한 장보고 기지 인근의 난센 빙붕의 위치. 연구팀이 이 빙붕을 연구한 결과 빙붕에 물웅덩이가 생성되도 비탈진 형태라면 붕괴가 촉진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발견했다. /사진제공=해양수산부




지구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 속도가 예상보다 느려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해양수산부는 국내 극지연구소와 미국컬럼비아대학교, 미국 항공우주국(NASA), 이탈리아 경제개발청(ENEA) 국제공동연구팀이 남극의 빙붕(氷棚·Ice Shelf) 붕괴로 인한 해수면 상승 효과가 당초 예상보다 작을 수 있다는 단서를 발견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해수부 연구·개발(R&D) 사업인 ‘장보고기지 주변 빙권변화 진단, 원인 규명 및 예측’ 연구 중 하나로 추진됐으며, 연구결과는 네이처지 4월호에 게재됐다.

빙붕은 남극 대륙에 붙어 있는 두께 약 200~900m의 거대한 얼음 덩어리로, 바다에 떠 있으면서 대륙의 빙하가 바다로 흘러내리는 것을 막는 방어막 역할을 한다. 빙붕이 붕괴될수록 그만큼 해수면 상승도 가속화된다. 그동안 학계는 빙붕 표면의 얼음이 녹으면서 형성된 물웅덩이가 빙붕의 붕괴를 촉진시켜 해수면 상승을 유발한다는 이론을 정설로 여겨왔다. 빙붕 표면에 생긴 물웅덩이가 많은 태양열을 흡수해 웅덩이가 점차 커지고, 주변이 함께 녹으면서 빙붕 전체의 붕괴를 촉진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2002년 1~4월 사이 여의도 면적의 380배에 달하는 라르센(Larsen) 빙붕이 이런 양상을 보이며 붕괴하기도 했다.



그러나 연구팀이 장보고기지 인근에 있는 ‘난센(Nansen) 빙붕’을 연구한 결과 빙붕에 물웅덩이가 생성돼도 그 형태에 따라 붕괴가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일반적으로 평평한 형태의 빙붕 표면에 물웅덩이가 생성되면 주변의 얼음까지 녹아 빙붕 전체의 붕괴 속도가 빨라진다. 하지만 빙붕이 비탈진 형태인 경우에는 물웅덩이가 형성되더라도 빙붕 표면에 흐르는 강(물줄기)을 통해 바다로 물이 배출되기 때문에 붕괴가 가속화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원상 극지연구소 해수면변동예측사업단장은 “지금까지는 빙붕의 형태와 관계없이 물웅덩이 생성 시 빙붕 붕괴가 촉진된다고 여겨 이를 근거로 2100년까지 세계 해수면이 약 2m가량 상승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볼 때 해수면 상승 속도가 예상보다 늦춰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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