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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그래도 펀드투자가 답이다

지철원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연구위원





근래 들어 펀드 투자에 대한 신뢰가 하락하고 있다. 코스피가 지난 2011년 5월 이후 현재까지 6년 가까운 기간 동안 2,200선을 뚫지 못하는 박스권에 갇힌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러다 보니 개인투자자의 자금이 박스권에서도 얼마간의 수익을 낼 수 있는 주가연계증권(ELS)과 같은 파생상품에 몰리기도 한다. 한편에서는 직접 투자를 통해 단기적으로 매매하는 것이 장기적인 펀드 투자보다 오히려 수익률이 낫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그러나 개인의 직접 투자에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장벽이 있기 때문에 비용을 치르더라도 간접 투자하는 것이 낫다고 본다. 먼저 시간의 제약이 있다. 우량한 기업 또는 유망한 사업 분야를 찾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고달픈 작업이다.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개인투자자로서는 좋은 주식을 고르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생업을 제쳐 두고 우량 종목 탐색에 목맬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정보력의 한계가 분명 존재한다. 정보력은 정보를 빠르게 습득하는 능력과 적절하게 분석하는 능력 모두를 포함한다. 개인투자자는 공시가 나와도 모르는 경우도 많고 안다고 하더라도 그 내용이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개인투자자들이 투자 대상의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높은 리스크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조금 높은 수익률에 쉽게 현혹되는 이유도 대부분 이런 한계 때문이다.



작은 자본으로 큰 자본을 이기는 것도 힘든 일이다. 일례로, 개인의 사소한 자금이 주가에 어떤 영향도 주지 못하는 반면 해외 자본이나 연기금과 같이 거대 자금이 한 방향으로 움직일 때는 주가에 우호적인 영향력을 미친다. 기업의 밸류에이션과 상관없이 수급의 변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효과다. 개인투자자 중 일부는 이런 큰 자금의 움직임을 따라 추종 매매하려는 시도를 하지만 생각만큼 좋은 결과를 얻기는 쉽지 않다. 작은 자금으로 주식·채권 또는 요즘 각광 받는 대체투자 자산을 제대로 된 포트폴리오를 짜서 매매하기가 기술적으로 어렵다는 문제점도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스스로 큰 자본에 편입되는 길인데 펀드 투자하는 것이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펀드 가입자 입장에서는 수년간 수익도 못 봤는데 수수료나 보수는 꼬박꼬박 떼가면 억울한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불만을 해소할 방안으로 펀드의 성과보수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수익은 형편없는데 고비용을 청구하는 것에 대한 펀드 가입자의 불만을 반영하면서 탁월한 운용으로 펀드의 성과가 좋아도 그에 따른 보상이 적다는 운용사의 고민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묘책이 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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