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외국인 매물 폭탄에 5일 연속 미끄러지면서 200만원 초반까지 내려갔다. 다만 이달 말 자사주 2차 매입 시작과 첫 분기 배당 집행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다시 살아나면서 주가도 반등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는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 대비 1.52% 내린 201만4,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 14일 이후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는 주체는 외국인이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약 5,591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보유 종목 중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팔아치웠다.
실적과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나무랄 데 없는 삼성전자의 주식을 떨구는 이유는 무엇일까. 주식시장에서는 기대감에 먼저 주가가 오르고 정작 이벤트가 공개된 후에는 차익실현 매매 패턴이 나타나는 게 일반적이다. 삼성전자도 실적 기대감에 올 들어 지난달까지 14% 급등하며 연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실제 7일 발표한 올 1·4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10조원으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실적 호재가 이미 선반영됐다는 판단에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또 호실적과 함께 주가를 끌어올린 1등 공신이었던 자사주 매입이 10일 완료된 점도 외국인의 매도를 부추기고 있다. 삼성전자는 1월25일부터 4월10일까지 보통주와 기타주식을 합쳐 모두 127만5,000주를 매입했다. 매입 규모는 총 2조4,517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외국인과 기관의 차익실현을 보장해준 자사주 매입 덕분에 주가 200만원 시대를 열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자사주 매입 종료에 따른 주가 약세는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의 하락은 고점에 대한 숨 고르기로 우려한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수급 공백에 따른 단기 조정으로 보면 된다”며 “다음주 자사주 2차 매입이 시작되면 외국인 매수 재개와 함께 주가도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올 1·4분기 새롭게 시작하는 분기 배당은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 매력을 더욱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배당은 외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매수 요인으로 꼽힌다. 실적 성장성을 바탕으로 한 주주친화 정책의 확대는 글로벌 기업 대비 저평가돼 있던 삼성전자의 주가를 끌어올리는 동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