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26일 롯데쇼핑(023530)과 롯데제과(004990), 롯데칠성(005300), 롯데푸드(002270) 등 4개 계열사의 이사회를 열고 지주회사 전환 방식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지주사 전환 방식을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전반적으로는 신설법인의 주식 100%를 모회사가 보유하는 물적 분할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지만 △호텔롯데의 상장 시기가 지연되고 △지주회사 전환 자금이 적지 않다는 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불구속 기소 등을 고려하면 최근에는 인적 분할 방식이 유력하다는 시각이 힘을 받고 있다. 인적분할은 기업 분리시 신설법인의 주식을 모회사 주주에게 같은 비율로 배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재계 한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지주사 전환을 이미 선언한 만큼 주요 계열사를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누는 기업 분할은 정해진 수순”이라며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 지에 따라서 전환 속도나 오너의 지배구조 등이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이사회은 롯데그룹이 지주회사 전환을 공식적으로 선언한 뒤 이와 관련한 첫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롯데쇼핑과 롯데제과는 올해 초 공시를 통해 “순환출자 해소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분할, 합병, 분할합병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에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다. 지주사 전환을 위해 ‘롯데쇼핑→대홍기획→롯데정보통신→롯데쇼핑’과 ‘롯데제과→롯데푸드→대홍기획→롯데제과’ 등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내야 하는데 여기에 필요한 자금이 만만치 않다.
지주사 전환 과정의 또 한 축인 호텔롯데의 상장도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유지되면서 힘들어졌다.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호텔롯데의 상장은 기회가 된다면 언제든지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업황이 좋지 않은 올해 상장을 추진 하기에는 사실상 어렵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지주사 전환의 첫 단추인 계열사의 분할이 진행되지만, 호텔롯데의 역할이 현재로서는 어려운 만큼 지주사 전환 과정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도 있는 셈이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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