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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하락·김영란법 여파에…농가소득 5년 만에 첫 감소

지난해 우리 농가의 평균 소득이 5년 만에 뒷걸음질쳤다. 쌀값 하락과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 조류인플루엔자·구제역 파동 같은 악재가 겹친 탓이다.

2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6년 농가의 평균 소득은 3,720만원으로 전년 대비 2만원가량 줄었다. 농가소득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농가소득의 기본인 농업소득이 크게 줄었다. 지난해 농가가 농업으로 거둔 소득은 1,007만원으로 1년 전보다 10.6%나 감소했다. 농업소득 역시 2011년 이후 5년 만에 첫 마이너스 성장이다.

농업소득이 감소한 것은 쌀값 하락 때문이다. 김진 통계청 농어업동향과장은 “지난해 쌀 소비가 줄었는데 풍년으로 생산량은 많아 쌀값이 전년 대비 14%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쌀 판매수익도 20.7% 폭락했다. 김 과장은 “축산수입 역시 김영란법의 영향으로 소고기 소비가 위축되고 조류인플루엔자·구제역 파동까지 겹쳐 전년보다 12.4% 줄었다”고 말했다.

농가는 소득 감소를 메우기 위해 사료비·종묘비 등 경영비를 삭감했다. 실제 지난해 농가 평균 경영비는 전년보다 5.3% 줄었는데 이는 2002년 이후 첫 감소다. 하지만 수입 감소가 워낙 커 평균 소득 감소를 막을 수는 없었다. 총수입 대비 소득 비율을 뜻하는 소득률도 32.2%로 역대 최저치였던 2014년의 32% 다음으로 좋지 않은 성적을 기록했다.



반면 농업외소득은 늘었다. 농업외소득은 어업·숙박업·음식점 등 겸업을 하거나 기타급료 수입으로 올린 소득이다. 지난해 평균 농업외소득은 전년보다 2.1% 늘어난 1,525만원이었다. 통계청은 “농가에서는 농업 6차 산업화 정책 등의 영향으로 농업외수익 사업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특이한 점은 기초연금과 보조금 등 이전소득 비중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 농가소득 가운데 이전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16.9% △2014년 19.5% △ 2015년 21.2% △2016년 23.2% 등으로 급증했다. 농가의 고령화로 이전소득의 60~70% 정도를 차지하는 기초연금 수급액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농가에 비해 어가의 소득과 수입은 양호했다. 지난해 어가의 평균 소득은 4,078만원으로 1년 전보다 7.2% 증가했다. 어업소득도 해조류 양식 수입이 크게 늘어 15.2% 증가했다. /세종=서민준기자 morand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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