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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보"…LG화학 中투자 더 늘린다

화남 ABS생산라인 2배로 키우고

3,500만弗 들여 배터리공장 중축

"글로벌 생산기지 최적…적극 활용"

사드 악재 → 경영위축 정면돌파

올 1분기 매출 사상 첫 6조 넘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 결정으로 국내 기업들의 중국 내 경영 활동이 위축되고 있지만, LG화학은 중국에서 오히려 계획된 투자를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다. 외부 환경 변화로 중국 내수 시장 공략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을 오히려 경쟁력있는 생산 기지로 삼고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중국 화남의 ABS 생산라인을 현재의 두 배인 연간 30만t 규모로 확대하는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ABS(acrylonitrile-butadiene-styrene)는 대표적인 고부가 제품 중 하나로 내열성과 내충격성, 가공성이 뛰어나 자동차 및 가전, IT 소재로 주로 적용되고 있으며 LG화학이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분야다.

ABS뿐만 아니다. LG화학은 올해 초 3,500만달러를 들여 중국 남경 공장 내 대형 배터리 생산 공장을 증축하는 한편 한국의 오창 공장에서 주로 담당하던 에너지저장장치(ESS) 생산라인을 중국 남경공장에도 추가로 설치하고 있다.

이는 다른 국내 기업들이 사드 한반도 배치 결정 이후 중국에서의 경영 활동이 급격히 위축되는 것과 달리 LG화학은 급변하는 중국 정세에 한발 빠르게 대응하면서 유연하게 경영 전략을 바꿔나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전에는 중국을 중요한 내수 시장으로 삼고 중국에서 생산한 제품은 중국에서 팔겠다는 방침이었다면, 현재는 최적화된 글로벌 생산기지로 중국을 활용하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전히 생산 기지로서의 중국은 인건비나 원자재 가격 등에서 다른 지역과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며 “중국을 대체할 만한 시장이 없는 것도 사실이지만 글로벌 수요가 받쳐주는 만큼 물건을 팔 곳은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LG화학은 지난해 상반기 ‘4차 전기차 배터리 모범규준 인증’에서 탈락한 데 이어 하반기에는 중국 정부가 강화한 ‘자동차 전원 배터리 업계 규범 조건’의 부합 기준에 부합하지 못해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에서 제외되면서 배터리 공장 가동률이 20%에 머물렀다. 하지만 올해 들어 일부 대형 배터리 생산라인의 일부를 ESS로 바꾸는 한편 보조금 적용 대상이 아닌 저압 배터리, HEV 배터리, 한국 수출 물량 등을 난징공장에서 생산하면서 50~70%까지 가동률을 끌어올렸다. 판매처도 중국 이외에 유럽으로 확대하면서 조만간 생산라인의 100% 가동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또 LG화학의 주요 생산품 중 하나인 정보전자소재의 중국 공장 생산율도 디스플레이 시황 호조에 따라 지난해 대비 부쩍 증가한 상태다. 정보전자소재의 중국 공장 생산율은 작년 4월께 40% 중후반대였지만 현재는 50% 중후반대로 10%포인트 늘어났고 편광판 공장 가동률도 90%로 거의 모든 생산라인이 쉬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 전문가 채용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화학·전지·생명과학 등 사업분야에서 한국 유학생 중 중국지역 대학교에서 공부한 석·박사급 연구개발 인력과 마케팅·사무직 등 다양한 분야의 인재를 채용하기도 했다.

이런 변화에 힘입어 LG화학의 올해 1·4분기 매출이 처음 6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분기 매출 실적을 올렸고 영업이익도 7,969억원으로 6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무작정 중국 상황을 긍정적으로 볼 수는 없지만, 업계에서는 위기가 장기간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3년 후면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도 축소되는데다 기초화학소재이나 편광판 등은 앞으로도 수요가 뒷받침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를 계속 지속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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