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증권사들이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기 위해 신흥국으로 주목받는 베트남에 진출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회의 땅이라는 수식이가 무색하게 베트남에 국내 대형 증권사 4곳 중 두 곳이 적자를 기록한 것인데요. 신한금융투자는 베트남법인 적자 폭이 세 배로 늘었습니다. 김성훈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베트남 현지법인을 운영하고 있는 자기자본 3조원 이상 대형 증권사 4곳 중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만이 흑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래에셋대우의 지난해 베트남 법인 당기순이익은 14억8,500만원으로 2015년 2억8,400만원에 비해 5배 이상 늘었고 영업수익도 전년 19억원에서 45억원으로 많이 증가했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영업수익은 133억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50% 가까이 급증했지만 베트남에 신규 영업소 2개를 설립하는 등 비용 증가로 당기순이익은 지난해의 절반에 그쳤습니다.
문제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신한금융투자와 NH투자증권입니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2015년 2억 4,100만원에서 지난해 8억8,000만원으로 적자 폭이 세 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NH투자증권 베트남 자회사도 지난해 1억6,300만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습니다.
두 곳 모두 지난해의 적자에 대해 초기 투자 비용이라고 설명하며 꾸준히 투자와 영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일각에서는 베트남 시장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옵니다.
베트남의 경우 금융시스템 발전이 덜 된 상태이고 기업금융이나 채권 중개 사업 등은 시장 규모가 너무 작기 때문에 다양한 수익구조를 만들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또 현재 베트남에 진출한 증권사들이 주력으로 삼고 있는 주식담보대출의 경우 대출금을 못 갚아도 주식을 반납해버리면 이용자의 부채로 남지 않고 증권사의 손실이 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베트남 증시는 아직 유동성이 낮아 반대매매도 쉽지 않기 때문에 지난해 일부 증권사에서 실제로 주식담보대출로 인한 손실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김성훈기자 bevoice@sedaily.com
[영상편집 소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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