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1차 대선 결과가 안도감을 주면서 유럽증시를 중심으로 주가 상승이 재개되고 있다. 그러나 상승 추세가 더 강화되기 위해서는 그동안 주가 조정이 컸던 주도주의 회복이 확인되어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주도주는 물가상승 및 규제완화의 수혜를 입는 리플레이션 관련주였다.
리플레이션은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을 벗어나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인플레이션과 구별하자면 물가 통제 범위안에서의 완만한 물가 상승이 리플레이션이다. 리플레이션 트레이딩은 물가 상승의 선순환 효과(물가상승 → 경제지표 개선 → 기업이익 회복)로 물가 및 경기 회복에 민감한 자산군의 상승을 추구하는 거래를 통칭한다. 트럼프의 감세, 규제완화 정책도 궁극적으로 물가를 올리는 요인이기 때문에 큰 틀에서 트럼프 정책 수혜주도 리플레이션 수혜 자산에 포함된다. 국가별로는 미국과 신흥 자원부국 주식을 리플레이션 트레이딩 수혜자산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업종으로는 에너지, 소재, 산업재, 금융업종이 해당된다.
3월 이후 리플레이션 트레이딩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유가 급등락이 반복되는 가운데 철광석, 철강가격, 구리 등 물가 상승을 주도했던 원자재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기대가 높았던 미국 금융주도 트럼프 정책 지연에 고점 대비 10% 하락했다. 예상보다 빠른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만기 국채 재투자 중단 논의,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가 시장 조정의 빌미가 되었지만 조정폭이 컸던 자산이 인플레 수혜 종목에 집중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가 조정의 본질은 중국 물가 상승세 둔화 및 미국 정책 지연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결국 상승 추세의 복원은 리플레이션 수혜주의 바닥 확인 및 회복에서 시작될 수 있다. 세가지 신호로 확인이 가능하다. 첫째, 급락세를 보인 철광석, 철강가격 등 중국 원자재 가격의 저점 확인 여부이다. 원자재 가격의 회복은 둔화되고 있는 물가 재상승의 필수요건이다. 둘째, 고점대비 10% 하락한 미국 금융주 회복도 중요하다. 미국 금융주의 회복은 트럼프 정책에 대한 기대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주시해야 할 지표는 글로벌 주가 조정 시기 상승세를 보인 금값의 향방이다. 안전자산인 금값의 하락 전환은 실질금리 상승 및 인플레 기대 심리의 부활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리플레이션 랠리의 재개 신호는 뚜렷하지 않다. 원자재 가격의 급락을 감안하면 리플레이션 랠리를 상징하는 중국 생산자 물가는 4월보다 상승 속도가 더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공격적인 투자보다 때를 기다리는 전략이 유효한 이유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