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가 미국 포춘이 매년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World’s Most Admired Companies 2017)’에서 올해 3위에 랭크됐다. 스타벅스는 직원 존중문화로 유명하다. 미국 스타벅스의 DNA를 그대로 이어받은 스타벅스코리아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 진출 18년째인 스타벅스코리아의 직원 존중문화와 사회공헌 활동 등을 살펴봤다.
주부 김소연 씨는 커피를 마실 때마다 늘 스타벅스를 찾는다. 남편은 고개를 가로젓지만 김 씨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김 씨의 입맛에 스타벅스 커피가 가장 잘 맞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들마다 선호하는 커피전문점은 다를 수 있다. 김 씨처럼 커피 맛을 가장 중시하는 이들도 있지만, 누군가는 매장 분위기나 흘러나오는 음악 등을 가장 중요하게 여길 수도 있다. 또 누군가에겐 브랜드 자체가 매력이 될 수도 있다. 요즘처럼 ‘공정무역’이나 ‘바른 소비’, ‘지속가능 경영’을 중시하는 시대에는 기업의 착한 경영 활동이 브랜드 선호도를 높여주는 지렛대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같은 이 같은 장점을 두루 갖춘 스타벅스는 커피업체를 넘어 많은 기업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스타벅스는 직원을 존중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스타벅스에선 직원(Employee)들을 ‘파트너(Partner)’라 부른다. 호칭에 동업자 같은 대우를 해주겠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원두를 갈든, 계산대에서 결제 업무를 하든, 모두를 동업자처럼 대우하겠다는 얘기다. 스타벅스코리아도 이 같은 본사의 직원 존중문화를 고스란히 이어받고 있다. 스타벅스는 1999년 7월 서울에 처음 진출했다. 서울 이대점을 시작으로 성장을 거듭해 현재 1,008호점까지 모든 매장을 직영하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의 모든 직원은 다른 업체와는 달리 연령, 성별, 학력을 불문하고 모두 정규직으로 채워져 있다. 전국 1,000여 개 모든 직영 매장에서 일하는 직원 1만여 명이 모두 정규직이란 얘기다. 그리고 스타벅스코리아도 모든 임직원의 호칭을 파트너로 통일하고 있다. 딱딱한 직급 대신 닉네임 호칭으로 소통하는 평등한 조직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 무엇보다 스타벅스코리아는 누구에게나 채용의 문호를 개방하는 열린 직장을 추구하고 있다. 지난 2014년에는 업계 최초로 출산과 육아로 퇴사했던 전직 스타벅스코리아 여성 관리자들을 정규직 시간선택제 부점장으로 재입사시키는 ‘리턴맘 프로그램’을 시작하기도 했다.
교육으로 직원들의 꿈을 키운다
스타벅스코리아는 고교·전문대 졸업 학력을 가진 이들이 학사학위를 취득하고 더 큰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해 한양사이버 대학교와 학술 교류협력 협약(MOU)을 체결했다. 스타벅스코리아와 한양사이버대학교가 함께하는 이 ‘학사학위 취득지원 프로그램’은 전문대졸 및 고졸 학력을 지닌 스타벅스코리아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 선정된 스타벅스코리아 임직원들은 회사의 지원을 받아 한양사이버대학교에서 학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입학 첫 학기는 학자금 전액을 지원하고, 2학기부턴 평균 B학점 이상을 취득한 모든 파트너에게 등록금을 전액 제공하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프로그램 신청자 중 65%가 고졸학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2020년까지 1,000명 이상의 파트너들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22일 서울 소공동 스타벅스코리아 본사에선 특별한 발표 행사 하나가 진행됐다. 발표자는 학사학위 취득지원 프로그램에서 최우수 성적을 받은 김하영 파트너였다. 김 파트너는 첫 학기 장학생으로 선정된 파트너 140여 명 중 성적 우수자 17명에게 주어진 ‘일본 커피문화탐방’에서 느낀 점을 이 행사에서 발표했다. 일본 커피문화 탐방은 일본 내 스타벅스 매장과 지원센터(본사) 외에도 다양한 커피전문점과 로스터리샵 등을 방문해 선진화된 식음료 산업과 문화를 체험한 기회였다.
이석구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는 김 파트너의 발표를 들은 뒤, 일과 학업을 병행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는지 등을 챙겼고, ‘학생 겸 직원’을 위한 꾸준한 지원도 약속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스타벅스와 한양사이버대학교는 지난해 맺은 학술 교류협력 협약을 통해 위탁교육 콘텐츠 개발, 커피캠프 같은 새로운 교육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며 “스타벅스 파트너이기에 앞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청년들이기 때문에 (우리 파트너들이) 앞으로 걱정 없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소통과 현장 중심 회의 문화
스타벅스코리아에는 의자와 벽이 사라진 회의 공간 ‘스탠딩 테이블’이 있다. 사무공간 가까운 곳에 마련된 오픈형 회의공간이다. 스탠딩 테이블 도입으로 스타벅스코리아는 회의 시간을 단축해 업무 집중도와 효율성을 높이고 자유로운 소통의 장을 열 수 있었다. 하나의 테이블에서 타인과 커피 경험을 공유하는 스타벅스 매장 문화를 사무실로 그대로 옮겨온 셈이다. 이석구 대표를 포함한 모든 임원의 집무실에서도 의자가 사라졌다.
이런 기업문화를 이끌고 있는 이석구 대표는 요즘에도 직접 매장을 방문해 바리스타와 현장 소통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2007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 취임 직후부터 매주 이틀 현장을 방문해 직원들의 의견을 직접 청취하고 칭찬을 해주고 있다. 이 대표가 매장을 방문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다. 고객이 만족하거나 불편해하는 것이 무엇인지 현장에서 해답을 찾아야 하는데, 그 해답을 쥐고 있는 사람이 바로 매장에서 일하는 파트너들이기 때문이다. 이석구 대표는 칭찬하거나 격려할만한 파트너를 만나면 소지하고 다니는 칭찬카드에 자필로 글을 적어 감사의 뜻을 전하고 있다. 동기부여는 칭찬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 이 대표의 철학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스타벅스코리아의 소통 문화는 본사와 매장을 막론하고 모든 직원들에게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다. 이는 스타벅스코리아의 경쟁력을 더욱 높여주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1조 28억 원을 기록했다. 2015년(7,739억 원) 대비 29.6% 늘어난 성과다. 영업이익도 854억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81.2%나 증가했다. 1,000억~2,000억 원대인 투썸플레이스·엔제리너스·커피빈 등의 매출을 엄청난 격차로 뛰어넘고 있다.
그렇다면 스타벅스가 한국시장에서 성공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브랜드 고유의 강점과 함께 현지화 전략을 꼽을 수 있다. 인스턴트 커피에서 원두커피로 전환되는 시기에 시장을 선점하며 커피전문점의 대명사로 탄탄한 입지를 굳혔다. 그 외에도 한국인 입맛에 맞는 메뉴와 서비스 개발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실제로 스타벅스는 우리 농산물을 이용한 ‘라이스칩’과 ‘유자 셰이큰 티피지오’ 등 적지 않는 한국 메뉴를 개발했다.
파트너행복추진팀의 ‘행복만들기’
스타벅스코리아 지원센터(본사)에선 매일 오후 5시 30분에 퇴근 시간을 알리는 음악이 시끄럽게 흘러나온다. 임직원들의 의견을 청취한 ‘파트너행복추진팀’이 습관성 야근을 없애고 눈총을 받지 않고 정시 퇴근을 하기 위해 내놓은 방안이다. 스타벅스에는 1년 내내 임직원들의 행복 증진을 고민하는 파트너행복추진팀이라는 독특한 팀이 있다. 지난 2011년 만들어진 이 팀은 스타벅스코리아를 가족 같은 회사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제안하고 이를 실천에 옮기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에는 매장 바리스타들의 팀워크와 사기 진작을 위해 마련된 ‘스토어 어택(Store Attack)’이라는 프로그램도 있다. 스토어 어택은 전국 각 매장에서 일어난 다양한 일들을 편지나 동영상을 통해 파트너행복추진팀에 전달하면, 심사를 통해 매장을 선정한 후 주변 매장의 파트너들이 대신 근무를 해주는 임직원 만족 이벤트 프로그램이다. 선정된 매장은 워크숍 비용을 지급 받는다. 1박 2일 동안 모든 바리스타들이 함께 모여 야유회, 체육대회, 문화공연 관람, 등산 등을 스스로 선택해 팀워크를 다질 수 있다.
스토어 어택은 교대로 근무하는 스타벅스코리아 매장 특성상 같은 매장에 근무하면서도 모든 바리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여 팀워크를 다질 시간이 부족하다는 직원들의 의견을 청취해 마련됐다. 이는 가정과 같은 직장을 구현하려는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새로운 조직문화 형성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밖에도 스타벅스코리아는 활발한 재능기부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 취약계층의 자립과 고용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 2012년부터 장애인, 노인, 소외계층 청소년들이 운영하는 지역사회 낡은 카페를 새 단장해 바리스타 재능기부와 운영 지원을 하고 있다(현재 총 7개의 재능기부 카페가 서울, 부산, 대전, 광주, 울산 등에서 운영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매장 수익금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대학로 커뮤니티 스토어도 운영하고 있다. 모든 판매 품목당 300원을 적립해 대학생들에게 4년간 장학금을 지원하고, 종합적인 리더십 함양을 위한 청년 인재양성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교육기부 국제 NGO인 ‘JA(Junior Achievement)’와 함께 진행하는 청소년 진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선 지금까지 7,000여 명의 청소년에게 바리스타 진로 체험 기회를 제공했고, 고등학교 졸업 후 성공적인 사회진출을 돕기 위한 실무적인 진로 설계 안내도 진행하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 받아 2016년까지 4년 연속 고용창출 우수기업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세계 최대 인사조직 컨설팅 업체인 에잇온휴잇이 선정한 ‘2016 한국 최고의 직장’ 톱 10에 선정되기도 했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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