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는 기술을 타고 금수저가 된다’ 경남 창원에 있는 유리·렌즈성형기 제조기업 대호테크의 회사 슬로건이다. 기술을 배우면 취직도 잘 되고 성공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 취업난과 저임금에 고통받는 청년 세대들이 삶을 자조적으로 표현한 것이 ‘수저계급론’ 이지만, 대호테크는 이를 뒤집어서 희망을 주고자 했다.
26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월드클래스 300 기업 선정서 수여식’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정영화(59·사진) 대호테크 대표는 “스스로를 흙수저라고 칭할 수 밖에 없는 청년 세대들의 아우성에 마음이 아팠다”며 “열심히 기술을 배워 경쟁력을 만들면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호테크의 한 개발자 직원은 지난해 성과급으로 3억원을 포함해 4억6,000만원의 연봉을 손에 쥐었다. 연구·개발(R&D) 기술 연구 등 직원이 회사에 기여한 만큼 이익을 나눠야 한다는 것이 정 대표의 철학이다. 정 대표는 “회사가 성장하는 것은 결국 직원들의 성과가 모여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이익을 나누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며 “매년 회사 영업이익의 10%는 사원에게 돌려주고 1%는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의 경우 44억원의 성과급을 66명의 직원들이 직급에 따라 나눴다.
지난 1999년에 설립된 대호테크는 지난 2012년 세계 처음으로 스마트폰용 곡면 유리 제조 장비를 개발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기어 등 곡면으로 휘어진 스마트폰의 앞면 유리와 카메라 덮개를 만든다. 2012년 206억원에 머물던 매출은 지난해 1,044억원으로 5배나 늘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442억원, 수출은 835억원을 달성했다. 삼성의 협력사(2차 벤더)가 대호테크 거래의 80%를 차지한다. R&D 투자에 주력한 덕분에 대호테크는 51건의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다. 기술력에 힘입어 대호테크의 영업이익은 40%에 달한다. 정 대표는 “올해 월드클래스 300 기업에 선정된 만큼 R&D 투자를 더욱 늘려 유리·렌즈 성형기술을 선도하고 시장을 선점해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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