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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 선방했지만...현대차 사드에 털썩

지난달 中 판매량 반토막

1분기 당기순이익 20% ↓

2분기도 실적회복 불투명

러 등 신흥국서 반전 노려





현대자동차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후폭풍의 유탄을 제대로 맞았다. 3월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량이 반토막 나면서 1·4분기 당기순이익이 급감했다. 국내 시장에서 선방하면서 영업이익 감소폭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더 큰 문제는 2분기부터다. 중국에서 사드 여파가 여전한데다 미국 시장 역시 어둡다. 세타2 엔진을 비롯해 계속되는 리콜 이슈도 부담이다. 현대차는 러시아와 브라질 등 신흥국을 적극 공략하는 동시에 신차 출시로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도 반전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26일 실적발표회를 열고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4.5% 증가한 23조3,660억원, 영업이익은 6.8% 감소한 1조2,50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당기순이익은 1조4,057억원으로 1년 전보다 20.5% 급락했다. 2010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영업이익은 역대 최저, 당기순이익은 2010년 1분기(1조2,813억원) 이후 가장 적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5.4%)과 당기순이익률(6.0%)도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출시한 신형 그랜저와 올 3월 선보인 쏘나타 뉴라이즈의 판매가 늘어난 덕분에 국내 시장에서는 선전했다. 그러나 사드 보복 성격의 불매운동으로 3월 중국 시장에서 판매가 급감한 것이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현대차는 지난 달 중국에서 전년 동기대비 44.3% 감소한 5만6,026대 판매에 그쳤다. 당기순이익이 20% 넘게 급감한 것도 이 때문이다. 현대차 중국법인인 베이징현대는 베이징자동차와 현대차가 50대50의 지분율로 만든 합작회사로 베이징현대의 실적은 현대차의 영업외이익으로 분류돼 당기순이익에만 반영된다.

이달 초 세타2 엔진의 대규모 리콜도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7일 세타2 엔진을 탑재한 147만여대를 글로벌 시장에서 리콜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차는 리콜 결정으로 인해 2,000억원 가량의 비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중국 시장의 판매 급감을 고려하면 시장에서는 현대차가 선방했다는 평가가 많다. 증권사들은 현대차의 1분기 매출액이 22조3,837억원, 영업이익 1조1,516억원으로 내다봤지만 실제 실적은 이를 웃돌았다. 이날 현대차 주가가 4.5% 오른 것도 이같은 평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2분기 실적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중국의 사드 보복에 마땅한 타개책이 없다. 실제 베이징현대의 4월 판매 실적 역시 3월과 마찬가지로 지난해보다 절반 가량 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상하이 국제모터쇼에서 중국 전략형 신차 ‘ix35’와 ‘올 뉴 쏘나타’를 선보였지만 출시 시점은 3분기 이후다. 박영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과거 중일 영토분쟁시 일본차들의 판매 부진을 돌이켜보면 현대차 어려움은 6개월 가량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와 미국에서 추가적인 리콜 가능성과 원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현대차로서는 부담이다.

이에대해 현대차는 신차 출시와 브라질을 비롯한 신흥시장의 판매 증대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구자용 현대차 상무는 “소형 SUV인 크레타 출시로 러시아와 브라질 등 신흥시장에서의 판매가 늘고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며 “하반기 G70 출시를 통해 국내는 물론 글로벌 고급차 시장에서 신규 수요를 발굴하고, 중국을 비롯한 지역별 전략 신차 출시로 수익성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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