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올해 상반기에 이미지 검색, 번역 키보드 앱 등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내놓는다. 올해를 검색 광고로 수익을 내는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기술 기반 기업으로 변화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한성숙(사진) 네이버 대표는 27일 1·4분기 실적 발표 관련 컨퍼런스콜(전화 기업설명회)에서 “올해 상반기 AI 기술이 적용된 이미지 검색 서비스를 출시할 것”이라며 “3·4분기에는 페이 서비스를 연계해 상품 구매까지 가능하도록 기능을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가 구상하는 이미지 검색은 사용자가 촬영한 사진을 올리면 어떤 상품인지 찾아주는 등의 방식이다. 여기서 더 나아가 상품이 검색되면 이를 자사의 간편 결제 서비스인 ‘네이버페이’를 통해 주문할 수 있도록 연동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네이버페이 총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8.1% 늘어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미 구글은 이미지 검색 서비스에 ‘스타일 아이디어’라는 새로운 쇼핑 기능을 추가해 사용자가 옷과 가방 등이 서로 잘 어울리는지를 가상으로 비교해볼 수 있도록 했다. 가격 등의 정보도 함께 제공한다. 정보기술(IT) 업계는 구글이 이미지 검색 서비스를 바탕으로 아마존과 비슷한 온라인 쇼핑 사업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 역시 이와 비슷한 경로를 따르는 셈이다.
네이버의 번역기인 ‘파파고’ 기능이 들어간 전용 키보드 앱도 나올 예정이다. 이는 모바일 기기의 기본 키보드 앱과 달리 문자를 입력할 때 실시간으로 번역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별도의 번역 사이트나 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네이버 키보드만 깔면 외국인과도 시차 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네이버가 자회사 라인(LINE)과 공동으로 개발한 AI 플랫폼인 ‘클로바’의 전용 앱도 올해 상반기 중 공개된다. 한 대표는 “생활 공간에서 발생하는 흐름과 연결하는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이 같은 사업 변화를 위해 올해 AI 등 기술 플랫폼 분야에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미 올해 1·4분기에 전체 투자 비용 1,077억원의 40%가량(약 430억원)을 AI 등 기술 플랫폼에 투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1·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3.2% 늘어난 2,908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같은 기간 15.5% 증가한 1조822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3·4분기 이후로 3분기 연속 ‘1조원 고지’를 넘겼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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