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식도역류 질환은 지난 2015년 386만명이 진료를 받았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진료환자가 2009년보다 50%(129만명)나 늘었을 정도로 급증하는 추세다. 급성기관지염, 잇몸 질환, 충치, 고혈압, 감기 등에 이어 17번째로 건강보험 진료인원이 많다. 신규 위암 환자가 2011년 3만2,000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4년 3만명 아래로 떨어진 것과 대조적이다.
위식도역류 질환은 강산성인 위액이나 위 내용물이 위쪽에 있는 식도로 역류해 염증을 일으켜 생긴다. 신물·쓴물이 올라오고 가슴이 쓰리거나 화끈거리는 증상이 동반된다. 일부 환자는 심한 흉통을 느끼기도 한다.
환자의 75%는 40대 이상이다. 나이가 들면 하부 식도 조임근(괄약근)의 기능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기름진 식사, 과식·야식 후 2~3시간 안에 눕거나 잠을 자는 잘못된 식습관, 운동부족, 비만, 과도한 음주·흡연, 스트레스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연말 술자리가 많은 12월에 진료환자가 많은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또한 탄산음료·커피 등도 역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여성 환자는 남성의 1.3배에 이른다. 지나치게 조이는 복장, 남성보다 증상에 대한 민감도가 큰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위식도역류를 예방하거나 증상을 완화하려면 운동과 식이요법을 통해 체중을 줄이고 조이는 옷, 복압을 증가시키는 행위를 피하는 게 좋다.
치료는 위산분비억제제(PPI)를 4~8주 정도 복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초기 증상에는 대개 효과를 볼 수 있다. 다만 병의 근본적 원인을 없애는 것은 아니므로 증상이 나아졌다고 약을 끊으면 재발률이 높다. 재발방지를 위해서는 식습관 등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
장기 복용 시 위산분비가 억제돼 안 좋은 균에 위장관이 감염되는 등 부작용이 생기는 것도 문제다. 그래서 약을 먹는 것을 고통스러워하거나 부작용이 심한 사람, 나이가 젊어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경우 약보다는 수술을 선택하는 게 나을 수 있다.
심한 역류성 식도염은 자주 재발해 만성화하는 경향을 보인다. 식도염이 장기간 반복되면 식도가 좁아져 음식물을 삼키기 힘들어져 내시경으로 식도를 넓히는 시술 등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다. 궤양·출혈 같은 합병증을 일으킬 수도 있다. 식도 아랫부분이 위점막 조직 같은 바레트 식도로 변질되거나 천식 등의 합병증이 있는 경우에도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바레트 식도는 식도암으로 이행될 수 있다.
수술을 하기에 적합한 대상인지를 알려면 내시경검사를 통해 하부 식도염의 정도와 합병증이 있는지, 위암이나 위십이지장궤양은 아닌지, 식도가 항상 열려 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 괄약근의 길이가 짧거나 식도가 열려 있으면 수술적 치료로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위산역류의 빈도와 정도(식도산도검사), 식도의 꿈틀 운동과 괄약근의 기능(식도내압검사), 위의 윗부분이 횡경막 위로 올라간 식도열공탈장이 동반됐는지(식도조영술)를 확인할 수도 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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