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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핵심인력 더블스타서 빼갔다]中 더블스타, 꼬이는 협상조건에 인수의지 한풀 꺾였나

박삼구 "금호 상표권 못준다" 강경

더블스타 "인수가엔 브랜드 포함"

채무 재조정·정부 인허가 등 산적

선거 이후 상황 급변할 가능성도





손동구(왼쪽) 금호타이어 곡성공장 조직실장과 김도형 금호타이어 광주 조직실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금호타이어 매각 반대 집회에서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 관계자들은 “전 구성원의 고용 보장이 확인되지 않는 매각을 즉각 중단하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중국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인수 가격으로 9,550억원을 써냈다. 6개 회사를 컨소시엄으로 구성해 예상보다 2,000억원 이상을 더 썼다. 그만큼 인수 의지가 강하다는 평가였다. 하지만 매각 협상이 진행되면서 인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린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금호 상표권 사용 문제에 채무 재조정 등 핵심 선결 조건을 풀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방위 산업 매각에 대한 부정적 여론도 크고 대통령 선거 이후 급변할 수 있는 상황도 변수다.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의 핵심 인재를 미리 빼내 간 것 역시 이런 분위기를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금호타이어 실사 과정에서 취득한 정보를 통해 핵심 기술을 먼저 확보하겠다는 의도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더블스타, 인수 의지 한풀 꺾였나=더블스타는 상용차나 트럭 등에 타이어를 주로 공급한다. 금호타이어를 인수해 승용차 부문에서도 사업을 확장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정작 승용차 타이어에 ‘금호’라는 브랜드를 쓰지 못하면 금호타이어 인수 실익이 크게 줄어든다. 신발처럼 타이어도 통상 4본 모두 같은 브랜드로 교체한다. 이렇기에 금호타이어 인수 후 금호 브랜드를 쓰지 못하면 기존 금호타이어 고객까지 잃을 수도 있다.

더블스타에 금호 상표권은 그만큼 핵심적 요소다. 하지만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서(SPA)를 체결한 산업은행은 금호 브랜드 상표권 사용을 두고 브랜드 소유권자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나 금호산업 측과는 아무런 논의를 하지 않았다. ‘암묵적 동의를 받았다’며 더블스타와 매매계약을 진행했다. 더블스타는 20년간 현 조건대로 금호 브랜드를 사용하는 것으로 이해했다. 하지만 박 회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금호 브랜드는 산업은행 것이 아니고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것”이라며 금호 브랜드를 넘기지 않겠다는 의사를 강하게 드러냈다.



금호산업은 ‘금호’ 상표의 사용료로 연간 약 6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 금호산업 전체 영업이익의 15%에 해당한다. 더블스타가 금호 브랜드를 사용하게 되면 금호그룹은 금호 브랜드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상표권 사용료를 더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상표 가치 하락으로 주주이익 침해 논란이나 선관주의의무(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 위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산업은행과 더블스타는 이외에도 오는 6월 돌아오는 1조6,000억원의 채무 만기 연장과 정부 인허가 등의 문제도 풀어야 한다. 선결 요건 중 하나라도 해결되지 않으면 더블스타나 채권단이나 아무런 페널티 없이 매매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

산업은행 역시 금호 상표권 협상을 선결 조건 중 최대 난제로 신경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3대 선결 조건 중 일단 해결 가능한 내용부터 처리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채무 재조정과 방산 부문 매각 인허가 문제부터 풀고 있다.

◇노조·정계 반대 목소리 이어져=금호타이어 매각을 각계가 반대하는 것 역시 더블스타와 산업은행에는 큰 부담이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28일 산업은행 앞에서 상경시위를 이어갔다. 더블스타로 매각 이후 국내 공장을 매각 정리할 경우를 대비해 구성원에 대한 고용 보장, 매각 이후에도 국내 공장의 물량감소 하지 않을 것, 독립체제로 경영할 것 등 다섯 가지 요구사항을 밝혔다. 금호타이어 공장이 있는 광주 기반 국민의당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국민주권선대위 비상경제대책단도 이날 금호타이어 매각은 국익과 지역경제·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 역시 최근 변수들이 많아지면서 매각을 정상적으로 진행하기에 부담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도원·김홍록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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