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라면 업계 3위인 삼양식품(003230)이 선두주자인 농심(004370)에 이어 가격을 올리면서 라면 시장 판도 변화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위와 3위가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낸 반면 농심을 추격하려는 2위인 오뚜기(007310)와 3위로 올라서려는 팔도는 가격을 동결하는 모양새가 연출되고 있어서다.
삼양식품은 28일 주력 상품인 불닭볶음면과 삼양라면을 비롯한 12개 제품의 소비자가격을 다음달 1일부터 평균 5.4% 올린다고 밝혔다. 이번 인상 조치로 불닭볶음면과 나가사끼짬뽕의 가격이 나란히 1,000원에서 1,050원으로 5% 오르며 삼양라면은 760원에서 810원으로 6.5%, 짜짜로니는 850원에서 900원으로 5.9% 인상된다. 라면 가격 인상은 지난해 12월 가격을 올린 농심에 이어 두 번째다. 농심은 지난해 12월 신라면·너구리 등 12개 브랜드의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5% 올렸다.
흥미로운 것은 라면 업계 1위(농심)와 3위(삼양)가 가격을 올린 반면 2위(오뚜기)와 4위(팔도)는 올해 가격을 올리는 것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라면 시장에서 오뚜기는 농심의 점유율을 50% 아래로 떨어뜨리려는 상황이고 팔도는 업계 3위 자리를 두고 삼양식품과 경쟁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뚜기는 농심의 점유율을 뺏어오기 위해, 팔도는 삼양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서기 위해 가격을 동결한 것 같다”며 “라면 품질이 상향 평준화돼 같은 품질이면 가격을 따지는 소비자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엇갈린 가격 전략이 점유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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