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어머니와 일본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노무라 하루(25·한화)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통산 3승째를 거뒀다.
노무라는 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어빙의 라스콜리나스CC(파71)에서 끝난 텍사스 슛아웃 대회에서 최종합계 3언더파를 기록한 뒤 연장 끝에 크리스티 커(미국)를 누르고 우승했다. 상금은 19만5,000달러(약 2억2,000만원). 커는 직전 대회인 지난 16일 롯데 챔피언십에서 한국 선수의 LPGA 투어 3연승을 저지했는데, 이번에는 문민경이라는 한국 이름을 가진 한국계 일본 선수에 의해 자신의 2연승을 저지당했다.
이날 4라운드는 엄청난 강풍 탓에 출전선수 전원이 애를 먹었다. 3라운드까지 노무라에게 2타 뒤진 공동 2위였던 박인비는 파4홀 쿼드러플 보기(더블 파) 등 9오버파 80타로 삐끗해 3오버파 공동 13위로 밀려나야 했다. 역시 공동 2위였던 여고생 성은정은 15타나 까먹어 9오버파 공동 40위로 떨어졌다.
2타 차 단독 선두로 출발한 노무라도 5타를 잃는 바람에 커에게 동타를 허용했지만 연장 여섯 번째 홀까지 가는 혈투 끝에 지난해 2승 뒤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정규 17번홀(파3)에서 그린 주변 어프로치 샷을 반대편으로 보내는 실수 탓에 더블 보기를 기록, 1타 차 2위로 내려앉은 노무라는 18번홀(파5) 버디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노무라는 18번홀에서 계속된 6차 연장에서 투온에 성공한 뒤 약 3m짜리 이글 퍼트를 홀 바로 앞에 붙여 가볍게 버디를 잡았다. 두 번째 샷을 그린 앞 벙커에 빠뜨린 커의 버디 퍼트가 빗나가면서 노무라는 절친한 한국 선수들의 축하 물세례를 받았다.
일본 요코하마에서 태어났지만 7살 때부터 한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냈고 2015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한화금융 클래식에서 우승하기도 한 노무라는 일본어나 영어보다 한국어가 더 유창하다.
한편 슈퍼루키 박성현은 이븐파 단독 4위에 올랐고 첫날 단독 선두였던 허미정은 1오버파 공동 5위로 마쳤다.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눈에 침투한 바이러스성 감염 탓에 2라운드 뒤 기권했으나 세계랭킹 2위 유소연이 2오버파 공동 9위로 마치면서 80주 연속 세계 1위를 지켰다. 유소연은 2위 이상의 성적을 냈다면 세계 1위에 오를 수 있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