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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그라드는 美 시장 어쩌나...현대·기아차 판매 안간힘

현대차 4월 판매량 1.3% 증가 ‘선방’

기아차는 5.6% 빠져 ‘울상’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사옥 전경. 미국 자동차시장이 쪼그라들면서 현대·기아차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서울경제DB




현대·기아자동차가 미국 자동차시장 규모 축소에 비상이 걸렸다. 시장 수요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가운데, 현대차(005380)는 쏘나타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의 판매 호조로 4월 실적이 소폭 개선됐지만 기아차는 모델 노후화의 여파로 5% 넘게 빠졌다.

2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현대차 미국 판매법인은 4월 한 달 간 총 6만3,050대를 팔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6만2,213대보다 1.5% 증가한 수치다. 엑센트와 엘란트라GT(신형i30), 벨로스터 등 준중형 모델들의 판매량이 50% 이상 급감했지만 볼륨이 가장 큰 쏘나타가 1만6,294대로 지난해 4월보다 1,000대 넘게 팔리며 실적 하락을 방어했다. 투싼과 싼타페 등 SUV 모델도 전년 동기대비 30% 가량 판매량이 늘었다.

반면, 기아차는 지난해 4월보다 5.6% 적은 5만3,358대를 파는 데 그쳤다. 올해부터 판매한 소형SUV 니로를 포함한 수치로, 이를 제외하면 판매량이 11%나 급감했다. 실제로 세도나(한국 명 카니발)을 제외하고는 모든 차종의 판매량이 지난해 4월보다 줄었다. 특히 주력 모델이었던 쏘울의 판매량이 1년 새 20%나 쪼그라든 것이 뼈아팠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4월 합산 판매량은 11만6,408대로 전년 동기대비 1.9% 줄었다.



다른 완성차 업체들의 미국 실적이 더 큰 폭으로 악화하고 있다는 점은 다소 위안거리다. 미국 자동차전문매체 오토모티브 뉴스에 따르면 지난 4월 미국 판매 실적은 GM(-5.8%)과 포드(-7.1%) 등 미국 브랜드는 물론 도요타(-4.4%)와 혼다(-7.0%) 등 일본 브랜드, 벤츠(-8.7%)와 BMW(-12.2%) 등 독일 브랜드들도 큰 폭으로 줄었다. 완성차 전체 판매량은 142만6,883대로 1년 전 149만6,913대와 비교하면 4.7% 감소했다. 판매량보다 시장 규모가 더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현대·기아차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월 7.9%에서 올 4월 8.2%로 오히려 상승했다.

자동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 동안 성장을 이어 왔던 미국 자동차 시장이 올해 들어 하향 추세로 바뀌고 있다”며 “현대·기아차 뿐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략 수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현대·기아차에게 미국 시장은 중국 다음으로 큰 시장이다. 현대차가 지난해 글로벌(내수+해외) 판매대수의 15.8%인 76만8,000대를 미국에서 판매했고, 기아차 역시 21.4%인 64만8,000대를 판매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의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중국 시장에 이어, 미국 자동차시장의 규모가 쪼그라들면서 현대·기아차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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