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을 앞둔 할머니가 어린이날을 하루 앞두고 빈곤 아동을 위해 써달라며 1억원을 쾌척해 화제가 되고 있다.
아동복지전문기관인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4일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정정자(79) 할머니가 어린이날을 맞아 재단에 1억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정 할머니는 “공부하고 싶은데 못 하는 아이들, 아픈데 돈이 없어 병원에 못 가는 아이들을 돕는 게 평생 소원이었다”고 말했다.
정 할머니는 미용학교 교사로 지내다가 빚을 내 시작한 주택 건축·매매 사업이 성공하고 마사지숍을 운영하면서 생기는 부수입으로 어려운 이들을 도와왔다. 교사였던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4남매를 키워낸 뒤 60대 중반 때부터는 양로원과 고아원·병원을 다니며 아코디언 연주 봉사를 다녔다.
젊은 시절에는 지극한 효성으로 어머니를 모셔 서울특별시장으로부터 ‘효녀’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정 할머니는 “평생 봉사하고 싶었는데 5년 전 무릎 수술을 받은 후부터는 어렵게 됐다”며 “어려운 아이들을 돕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죽기 전에 좋은 일을 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큰아들에게만 살짝 귀띔했는데 ‘어머니, 참 잘하셨어요’라고 하더라”고 전하기도 했다.
정 할머니의 후원금은 저소득 가정 아동 장학금과 환아 의료비에 쓰인다. 정 할머니는 재단 명예의 전당에 등재된다.
/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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