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양평으로 1박 2일 여행을 떠났다. 기사 작성을 위해 삼성전자(005930)의 1.52kg짜리 노트북(시리즈5 울트라)을 가방에 넣어 가야 할지 한참을 고민했다. 노트북 충전기와 마우스까지 넣으면 1.9kg에 달하는 무게다. 여행 짐을 싸다 몇 번을 망설인 끝에 숙소에 TV가 있는지 확인해본 뒤 ‘갤럭시S8+’와 ‘덱스(DEX) 스테이션’을 챙겼다. 덱스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8’을 지난달 내놓으면서 함께 선보인 기기다. 갤럭시S8을 덱스에 꽂은 뒤 고선명 멀티미디어 인터페이스(HDMI) 케이블을 통해 모니터·TV 등에 연결하면 PC처럼 사용할 수 있다.
갤럭시S8+와 덱스를 합쳐도 무게는 404g이다. 여기에 무선(블루투스) 키보드와 마우스를 챙겨 넣으니 무게가 약 700g으로 늘어났다. 그래도 그냥 노트북을 챙겨가는 것보다는 1.2kg 가벼운 중량이다.
숙소에 도착해서 갤S8+에 덱스를 꽂고 HDMI를 TV에 연결했다. 그런데 작동이 안 됐다. 덱스에는 배터리가 없어 삼성전자의 공식 고속충전기를 꽂지 않으면 구동이 안 되는 것이었다. 일반 휴대전화 충전기를 사용해도 소용없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무게를 최대한 낮추기 위해 자체 전원 기능을 넣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충전기에 무선 키보드·마우스까지 연결을 마치니 갤럭시S 8+ 본체에서 덱스와의 연결 여부를 묻는 창을 띄웠다. 확인 버튼을 누르면 드디어 PC와 같은 넓은 화면이 TV에 펼쳐진다.
메일을 확인하기 위해 갤S8+에 깔린 인터넷 앱부터 실행했다. 포털 메인화면도 PC를 이용할 때처럼 넓은 비율로 표출된다. 물론 모바일 메인화면보다 더 많은 정보를 보여준다.
인터넷은 스마트폰이 와이파이(WiFi) 또는 통신사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에 연결돼 있으면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만약 LTE 데이터 이용료가 아깝다면 랜(LAN) 선을 이용해 덱스에 연결해도 된다.
업무 처리 속도는 어떨까. 초고화질 동영상을 막힘 없이 구현하는지 확인해보고자 유튜브(YouTube) 앱을 켰다. 덱스는 많은 이미지와 영상이 모여 있는 유튜브 페이지를 즉시 표출했다. 영상을 재생하니 소리는 TV나 갤S8+가 아니라 덱스에서 흘러나왔다. 덱스 뒷면에 자체 스피커가 탑재돼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고용량의 파워포인트, 엑셀 파일 등도 별다른 문제 없이 읽어 들였다.
기사 작성을 마치고 스마트폰에 깔린 게임도 잘 되는지 궁금했다. 모바일 전용 게임 ‘슈퍼마리오 런’을 실행하니 사용 제한을 알리는 메시지가 여럿 뜬다. 덱스를 이용해 게임을 해보려는 생각은 금세 접었다.
2시간 정도 사용을 마치고 갤S8+를 덱스에서 뽑아보니 배터리가 100%로 가득 찼다. 덱스에 스마트폰을 충전시켜주는 기능이 담긴 덕분이다.
작업을 모두 마치고 자리를 정리하다 보니 은근히 덱스에 주렁주렁 달린 것이 많다는 점을 깨달았다. 고속 충전기, HDMI 케이블, 무선 마우스 연결 범용직렬버스(USB) 단자 등. 그러나 이 같은 속도로 기술이 발전한다면 스마트 기기를 주변기기 없이 PC처럼 쓸 수 있는 시대가 머지않아 올 듯 하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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