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취임연설에서 “재벌 개혁에 앞장서겠다”며 재벌개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천명했습니다. 또 “문재인 정부하에서는 정경유착이라는 말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말해 과거 정부에서 전가의 보도처럼 이용된 정경 유착의 근절도 다시 한 번 강조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전체 2,400글자로 작성된 취임연설문에서 재벌개혁과 정경유착 근절에 대해 단 두 문장만을 할애했습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과거 야당 대표 시절부터 재벌 개혁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왔고 다양한 재벌 개혁 공약을 내세웠던 만큼 재벌 개혁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삼성과 현대차, SK, LG 등 4대 재벌 개혁을 최우선으로 내세웠습니다. 이를 위한 방안으로 징벌적 손해배상소송제와 대표소송 단독주주권, 집중투표제, 전자투표제 도입 등을 제시했습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기업이 악의적인 불법 행위를 저지른 경우 피해자의 손해보다 많은 금액을 배상하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기업의 불법행위를 뿌리 뽑겠다는 것입니다.
집중투표제는 주총에서 이사 선임 때 1주당 후보자 수만큼의 의결권을 부여한 뒤 특정 후보에게 여러 표를 집중적으로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집중 투표제 도입으로 소액 주주들의 경영 참여를 보장하면서도 대주주의 전횡을 막겠다는 취지입니다.
대표소송 단독주주권 도입은 1주만 있어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것으로, 미국과 일본에서는 보편화된 제도입니다. 문 대표는 이 밖에 대기업의 무분별한 확장을 억제하기 위한 출자총액제한제 부활과 금산분리 강화 등의 내용도 공약에 포함해 대기업 견제에 나서겠다는 뜻을 명확히 밝혔습니다.
아울러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 조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에 결정적인 조언을 한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이 재벌 개혁의 첨병 역할을 담당할 공정거래위원장직의 세평에 오르면서 재벌 개혁에 대한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습니다.
또 지난 3월 임시국회에서 여야가 타협점을 찾고도 법안소위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처리에 실패한 상법개정안 논의가 국회 임시회에서 다시 논의될 가능성도 높아졌습니다. 여야는 지난 3월 상법 개정안 처리를 놓고 논의를 벌인 끝에 다중대표소송제 도입과 전자투표제 도입 등에서 타협점을 찾았습니다. 이에 따라 이르면 6월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임시 국회에서 청와대와 여당이 상법개정안과 재벌개혁 공약 실현을 위한 법안 등을 중점 처리 법안으로 분류해 국회를 압박할 경우 법안 처리가 순조롭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상법개정안이 통과되면 문재인 표 재벌 개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는 게 대부분의 전문가의 평가입니다.
/김상용기자 kim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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