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하면서 정치적인 진통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트럼프가 추진하는 경기부양책이 힘을 잃을 우려가 나오면서 원화 대비 달러가 약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1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3원90전 내린 1,124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원달러환율은 지난 27일 이후 1,130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다 전날 1,127원까지 하락했다. 이날도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이며 거래를 재개하는 분위기다.
원화 강세는 미국의 정치적 논란을 반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23년까지 임기인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을 전격 해임했다. 표면적으로는 코미 국장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 수사에서 의회 증언을 정정했다는 것인데 실제로는 트럼프 캠프가 러시아 정부와 내통을 했다는 사실을 수사하고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예전 닉슨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사임하기 전 특별검사를 해임한 사례와 겹치면서 미국 국내적인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까지 언급되는 상황이다. 트럼프는 정권 초반부터 인사를 두고 논란을 겪고 있어 향후 추진하는 감세 정책과 트럼프케어 등 핵심법안이 줄줄이 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할 우려도 나온다.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고 있다는 얘기다.
이날 원엔환율(하나은행·9시 기준)은 전 거래일보다 1원13전 하락한 987원22전에 거래를 시작했다. 다음 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월에 이어 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릴 수 있다는 전망에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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