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던 실적 장세가 한풀 꺾이고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 순매수 확대와 사상 최고치 경신에 일조했던 기업실적 기대감이 둔화하면서 코스피가 당분간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20%(4.63포인트) 오른 2,290.65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상승세로 장을 마감했지만 지난 11일 2,296.37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2,300선에 바짝 다가섰던 것에 비하면 이틀 연속 상승동력이 약화된 모습이다. 주목할 점은 올 들어 꾸준히 상향 조정됐던 코스피 상장사들의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하락 전환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올해 3월 초 155조1,280억원이었던 연간 예상 영업이익은 이달 2일 기준 167조8,300억원으로 8.19% 늘었다가 4일을 기점으로 하락하고 있다. 4일 167조7,400억원을 기록한 영업이익 전망치는 8일 167조5,480억원, 10일 166조4,340억원으로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업종별로 보면 반도체가 3월 말 대비 10일 기준으로 6조3,630억원 상향 조정되며 장을 이끌고 있지만 유틸리티(-1조4,000억원), 자동차(-6,750억원), 화장품(-1,980억원) 등은 1·4분기 어닝쇼크 이후 연간 실적전망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박춘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 하향이 일부 업종의 어닝쇼크로 불가피한 측면이 있더라도 그동안 상승장을 이끌었던 기업 이익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심리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유가 및 코스닥 상장사들의 1·4분기 실적발표가 모두 마무리된 가운데 2·4분기 실적 전망치 역시 하향 조정된 점도 증시에 부담 요소다. 2·4분기 영업이익은 3월 초 38조5,790억원에서 이달 2일 기준 41조3,670억원까지 늘었지만 4일 41조2,700억원으로 하락 전환했고 10일 41조850억원으로 감소 폭이 확대되고 있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대거 사들인 가장 큰 이유가 기업 실적개선이었다”며 “최근 주춤한 실적전망 흐름이 지속될 경우 외국인을 비롯한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코스피 상승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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