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고가 명품 브랜드 벨루티가 출시한 70만원 짜리 아이폰7 케이스는 매진 행렬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국내 시장에 직접 진출을 선언한 이후 벨루티는 그루밍족들에게 가장 핫 한 브랜드다. 최근에는 FW 시즌 2,000만원 짜리 가죽 재킷에 대한 문의도 계속되고 있다. 한승민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 남성관 담당 대리는 “아이폰7 케이스는 나오는 즉시 나가 백화점 직원도 못 살 정도로 인기가 많아 직원들도 구매 대기리스트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고 귀띔했다.
불황에도 자신을 위한 투자에 돈을 아끼지 않는 그루밍족이 증가하면서 남성 명품 잡화가 역대 최대 호황을 맞고 있다. 자기 투자를 아끼지 않는 20~30대 ‘허세남’의 등극과 자기관리를 중시하는 ‘영포티족’들의 명품 가죽 사랑이 갈수록 높아지는 모습이다.
16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최근 전통적인 명품 브랜드인 구찌, 루이비통, 버버리 등의 매출이 크게 올랐다. 백화점 측은 “명품 브랜드의 전통적 가치와 최근 현대적 코드의 조화로 트렌디한 남성고객의 소비를 끌어 들이는 매개체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 3~4월 에비뉴엘 본관 기준 구찌는 전년 동기간 대비 34.3% 신장했고 루이비통은 영국 아티스트 채프먼 형제와 진행한 콜라보 제품들 역시 인기를 끌면서 남성들의 관심을 듬뿍 받았다. 같은 기간 버버리는 163%나 늘었고 코치도 28.3% 증가했다. 남성 명품백 대표 상품으로 A.테스토니 브리프케이스가 30% 신장해 눈길을 끌었다.
보테가베네타의 아이코닉 제품인 100만원 후반대 도큐먼트 케이스는 남성들의 전유물이 될 정도로 남성들 사이에선 크게 인기다. 특히 남성 가죽 팔찌의 경우 20만~40만원대다. 명품 가죽 제품치고는 상대적으로 저렴해 10대부터 60대까지 여러 연령층에서 찾고 있다.
발렌시아가는 가죽 클러치인 ‘아레나 클립’과 ‘블랙아웃’ 클러치가 남성들 사이에 ‘잇 백’으로 떠오르며 발렌시아가 남성 매장의 매출이 전년 보다 2배 증가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발렌시아가 관계자는 “남성들 역시 트렌드에 민감해져 유명한 아트디렉터를 좇아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고 말했다./심희정기자 yvett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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