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우 한국필립모리스 대표는 17일 서울시 장충동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다음달 5일 서울에서 아이코스를 공식 출시한다고 밝혔다. 아이코스는 연초 고형물을 이용해 특수 제작된 담배 제품인 히츠를 가열해 쓰는 전자기기다. 히츠는 실제 담뱃잎을 사용해 제조됐고 불을 붙여 사용할 수는 없게 설계됐다. 1갑당 히츠 20개씩 포장돼 있고, 니코틴이 0.5mg 함량돼 있어 맛도 액상형 전자담배보다 일반 담배에 가깝다.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이 2008년부터 무려 3조4,000억원 가량을 투자해 개발한 대표적 혁신 제품이다.
아이코스 전용 매장과 서울 전역 CU 편의점이 판매처다. 공식 출시에 앞서 오는 27일부터는 서울 광화문과 가로수길에 위치한 아이코스 전용 매장에서 아이코스 기기와 히츠를 한정 수량으로 사전 판매할 계획이다. 기기 권장 소비자가는 12만원이고, 히츠는 20개 들이 한 갑당 4,300원이다.
정일우 한국필립모리스 대표는 이날 서울경제신문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기존 담배 흡연자였다가 이미 아이코스 이용자로 옮겼는데 액상형 전자담배와 달리 니코틴 효과가 좋다”며 “한번 아이코스를 이용한 사람이 원래 담배로 다시 돌아가는 경우가 굉장히 적다는 게 수치로도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담배업계는 아이코스 상륙의 공식화로 담배시장에 일대 지각변동이 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이코스발 신종 전자담배의 시장 잠식은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아이코스가 현재까지 영국·독일·이탈리아·스위스 등 25개국·200만 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한 데다 2015년 9월 전국권으로 출시된 일본 시장의 경우 지난 4월 중순 기준 점유율 8.8%를 기록할 정도로 폭발적으로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아이코스 발매 가능성 소식이 알려지자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기대감을 나타내는 반응이 우후죽순처럼 나타났다. 글로벌 1위 담배 업체인 BAT도 아이코스의 대항마로 궐련형 전자담배인 ‘글로(GLO)’의 연내 국내 출시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이코스가 개별소비세 기준이 없이 상륙한 만큼 관련된 정치권 논의가 촉구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코스는 연초 고형물 형태의 전자담배로 분류됐으며 건강증진부담금, 지방교육세 등도 기존 궐련 담배에 준하게 부담하게 됐다. 개별소비세만 법 기준이 없어 가장 유사한 파이프담배 기준으로 책정됐는데, 이는 궐련 담배보다 낮은 수준이다.
정 대표는 “연기 없는 담배 제품이 일반 담배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이 필립모리스의 비전”이라며 “개별소비세는 법안이 통과되면 그것을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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