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연임에 성공한 황창규(사진) KT 회장이 제2기 경영체제의 가시적 성과 창출에 시동을 걸고 나섰다. 지금까지 다양한 신사업을 산발적으로 선보였다면 올해부터는 ‘될 성 싶은’ 사업만 키우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신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고, 부서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재정비 작업이 한창이다. 그 일환으로 이달에는 주력 사업군인 음성인식 인공지능(AI) 분야에서 ‘기가지니’ 사업단을 신설하고, 지난해 8월 ‘한국판 유튜브’를 꿈꾸며 야심차게 내놨던 동영상 커머스 서비스 ‘두비두’는 조만간 종료하기로 했다. 또한 황 회장이 ‘5대 플랫폼’ 중 하나로 강조했던 스마트 에너지 사업을 전반적으로 재정비하며 전열을 가다듬는다.
우선 미래융합사업추진실에서 진행되던 에너지 사업을 ‘기가 에너지(GiGA energy)’라는 브랜드로 통일, 상품 체계를 정비한다. 전기차 충전소의 위치를 알려주고 예약을 도와주는 전기차 플랫폼 명칭은 기존 ‘차징메이트(chargingmate)’에서 ‘기가 에너지 차지(Charge)’로 바뀌고, 에너지를 관리해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솔루션 ‘에너아이즈(Enereyes)’는 ‘기가 에너지 매니저(Manager)’로 불리게 됐다. 또 딱히 서비스 명칭이 없었던 에너지수요관리, 신재생에너지는 각각 ‘기가 에너지 DR’과 ‘기가 에너지 젠(Gen)’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업계 관계자는 “산발적으로 진행되던 여러 사업들을 하나의 브랜드로 묶어 재정비한 것은 본격적인 활동에 시동을 걸겠다는 의미”라며 “KT 내부적으로도 에너지 사업에 추진력이 생겼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스마트 에너지 분야는 지난 2월 열린 KT 신년전략 워크숍에서 황 회장이 2기 경영체제에서 중점을 두고 성장시키겠다고 강조한 미래 핵심사업 중 하나다. 앞서 황 회장은 지난 달 기관투자자 대상 기업설명회에서 스마트 에너지를 포함한 △미디어 △금융거래 △재난 및 안전 △기업 및 공공가치 등 5대 플랫폼 사업을 통해 2020년까지 매출 4조원을 달성하겠다고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KT 측은 “황 회장 경영 2기에는 5대 플랫폼에 주력해 단순 통신사에서 플랫폼 사업자로 탈바꿈을 시도할 것”이라며 “이번 에너지 사업의 네이밍은 사업 브랜드간 통일성과 KT의 대표성을 얻기 위한 것으로, 에너지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KT가 에너지 사업을 공격적으로 펼치게 된 배경에는 신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정책은 핵발전·석탄화력발전의 비중을 낮추고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늘리겠다는 게 골자다. /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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