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한국, 일본을 오가며 1,100억원대 금괴를 불법으로 들여오고 수출까지 한 밀수 조직이 적발됐다. 밀수 규모는 사상 최대다. 이들 조직은 특히 금을 깍두기 모양으로 만들어 항문에 숨기는 등 교묘한 수법으로 약 2년간 범행을 지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관세청은 금괴 2,348kg을 밀수입·밀수출한 4개 밀수 조직 51명을 적발해 핵심 조직원 6명을 관세법 위반으로 구속 고발했다고 23일 밝혔다. 나머지 운반책 45명도 검거해 조사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밀수 조직은 2015년 3월부터 올 4월까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중국 옌타이와 일본 도쿄를 수시로 드나들면서 일반 여행객인 것처럼 가장해 금괴를 들여왔다. 특히 금괴를 200g 정도의 둥근 깍두기 모양으로 특수 제작 한 뒤 한 번에 5~6개를 항문에 숨기는 수법을 썼다. 금괴를 항문 깊숙이 숨기는 바람에 세관의 문형 금속탐지기에도 적발되지 않았다.
조직원들은 세관의 미행과 추적을 피하기 위해 공항철도로 개별적으로 이동한 뒤 서울 마포구에 있는 오피스텔에 집결해 금괴를 꺼내는 치밀함을 보였다.
중국에서 들여온 금괴 일부는 일본에 수출까지 했다. 한국과 일본 간 금 시세 변화, 일본과 한국의 금에 매기는 세금 차이 등을 악용해 시세 차익을 남긴 것이다.
관세청은 “최근 브렉시트, 미국 대외경제 정책의 급격한 변화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등으로 대표적 안전 자산인 금에 대한 국내 수요가 늘어나 밀수입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은밀하고 교묘해지는 금괴 밀수에 대응하기 위해 특별수사반을 운영해 조직 밀수 관련자를 일망 타진하겠다”고 밝혔다.
/서민준기자 morand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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