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박자 쉬어간 신태용호가 1차 목표인 8강 진출을 향해 다시 고삐를 조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출전 중인 대표팀은 28일 오후 천안축구센터에서 발을 맞췄다. 한국은 30일 오후8시 천안종합운동장에서 16강을 치른다. 신태용 감독이 대회 전부터 밝힌 1차 목표는 8강. ‘황금세대’로 유명했던 1989·1991년 연속 우승팀 포르투갈을 넘어야 1983년 멕시코 4강 신화 재연의 꿈을 이어갈 수 있다.
포르투갈은 잘 알려졌듯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의 조국. 조별리그 2차전에서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의 후배들인 아르헨티나 대표팀을 2대1로 격파한 한국은 이번에는 호날두 후배들을 제압할 차례다. 포르투갈 U-20 대표팀 감독은 에밀리우 페이시. 1991년 포르투갈 대회에서 선수로 골든볼(최우수선수)을 수상한 U-20 월드컵의 대표스타다. 루이스 피구, 루이 코스타, 주앙 핀투 등과 황금세대의 일원으로 우승컵을 들었다. 당시 남북 단일팀으로 출전한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포르투갈에 0대1로 졌다.
이번 대회에서 아르헨티나가 1승2패 조 3위에 머문 것처럼 현재 포르투갈 U-20 대표팀의 기량도 1991년 황금세대나 호날두가 이끄는 A대표팀의 명성에는 따라가지 못한다. 겁낼 이유가 없는 상대라는 얘기다.
포르투갈은 지난 27일 C조 최종전에서 후반 41분 결승골로 이란에 2대1의 역전승을 거두면서 극적으로 조 2위(1승1무1패)를 차지했다. 잠비아에 1대2로 지고 코스타리카와 1대1로 비기는 등 조별리그에서는 직전 2015년 뉴질랜드 대회 8강 진출팀다운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물론 대부분의 강팀들이 그렇듯 16강부터 무섭게 제모습을 찾아갈지도 모른다.
한국은 포르투갈과의 역대전적 3무4패로 한 번도 이겨보지 못했지만 최근 성적은 나쁘지 않다. 2013년 터키 대회에서 2대2로 비겼고 지난 1월 포르투갈 전지훈련 기간 치른 평가전에서 1대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조영욱이 선제골을 넣었지만 후반 44분 수비수 호르헤 페르난데스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당시 평가전에 이승우(바르셀로나 후베닐A)는 일정상 출전하지 않았다. 대신 하승운이 백승호(바르셀로나B)의 짝으로 측면 공격을 맡았다. 신 감독은 지난 26일 우승후보 잉글랜드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 ‘바르사 듀오’ 이승우와 백승호를 선발에서 제외하고 투톱 전술을 시험하는 등 사실상 1.5군으로 나서 0대1로 졌다. 이미 2승으로 16강 진출을 확정한 뒤였다. 앞선 2경기에서 나란히 2골씩을 넣은 이승우와 백승호는 각각 후반 12분, 후반 34분에 교체 투입돼 16강을 준비했다. 신 감독은 잉글랜드전에서 노출한 잦은 패스 실수를 떠올리며 선수들에게 세밀한 패스 플레이를 강조하고 있다. 이승우는 “매 경기 결승이라는 생각으로 토너먼트전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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