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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한령 풀리는 中...상하이 미용박람회 가보니]韓 부스마다 중국인 북적...짝퉁화장품도 활개

사드 따른 반한 감정 많이 사라져

韓 업체에 온라인 배너광고 허용

위생허가 지연 문제도 거의 없어

줄어들었던 매출도 회복 추세로

24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상하이중국미용박람회에서 많은 중국 소비자들이 한국 스킨푸드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박호현 기자




24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상하이중국미용박람회에서 많은 중국 소비자들이 국내 한 화장품 기업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박호현 기자


“새 정부 들어 사드에 대한 중국의 분위기는 피부로 느낄 정도로 달라지고 있습니다.”

지난 24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2017 중국국제미용박람회(China Beauty Expo 2017)’에서는 조금씩 새살이 돋아나는 한국 화장품의 인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한한령(限韓令·중국 내 한류 콘텐츠 제한 조치) 분위기에 눈치를 보던 중국 내 유통업체들도 한국 화장품 수입 재개 움직임을 보이는가 하면 중국 투자자들의 국내 화장품 기업 투자도 조심스럽게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대선 직전인 3~4월에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화장품 업체들의 매출은 심각한 수준이었다. 주가도 지난해 7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가 결정난 이후 수직낙하를 경험했다. 사드 배치 결정 후 올 3월까지 아모레퍼시픽(090430) 주가는 35%나 빠졌고 중국에서 공격적인 화장품 사업을 진행하는 토니모리(214420)와 잇츠한불 주가도 각각 ‘반토막’ 수준인 42.2%, 49.9% 하락했다. 하지만 5월 ‘신중한 사드 추진론’을 내세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며 화장품 업종 주가는 상승 반전을 시도하고 있다. 중국 당국과 현지 시장 분위기가 개선됐다는 데 투자자들이 다시 화장품주에 베팅하는 것이다.

이날 박람회에서 만난 중국 당국과 밀접한 한 인사는 “사드에 따른 중국 내 반한 감정은 과거보다 많이 사라지고 있어 한국기업이 겪는 악영향도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람회장의 스킨푸드 부스는 종일 중국인 고객들로 붐볐다. 매 시간 열린 한국식 화장법 강의에는 수십명의 중국 여성들이 몰려 동영상을 찍거나 메모하기 바빴다. 스킨푸드는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와 바이럴 광고 영상을 제작하는 등 중국 현지 업체와 협력도 강화 중이다.



코스닥 상장사이자 중국기업이 대주주인 넥스트아이(137940)도 박람회에 참석했다. 넥스트아이 측은 “한국 화장품은 아직까지 중국보다 기술이 좋아 경쟁력이 있다”며 “최근 개선되는 사드 영향에 대해 확실히 낙관하기 힘들지만 곳곳에서 좋은 신호들이 들린다”고 설명했다.

유가증권 상장사인 토니모리는 배해동 회장이 현장을 직접 찾아 되살아나고 있는 국내 화장품 사업 분위기를 점검했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토니모리의 경우 문제가 됐던 중국위생허가가 지연되는 문제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토니모리는 올해 중국 가맹 사업점을 100개까지 늘릴 예정이다. 박람회에 참석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이제 온라인 배너광고도 국내 업체에게 허용되면서 점점 사드 영향이 완화되는 분위기”라며 “아직까지도 중국 소비자들이 한국만의 원료가 들어간 화장품을 찾는 등 한국산 화장품 수요가 좋다”고 말했다.

사드 갈등이 완화되면서 중국 내 ‘짝퉁’ 브랜드 업체들도 다시 활개를 치기 시작했다. 중국 유통업체 관계자는 “한국업체가 사드 문제로 브랜드에 한글을 지우는 등 소극적으로 나오자 일부 중국 업체는 한글을 활용한 브랜드를 만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번 박람회에도 중국 짝퉁 브랜드는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아모레퍼시픽의 에뛰드하우스(Etude House)를 모방한 중국의 ‘에세도 하우스(Esedo House)’란 브랜드가 버젓이 설치됐다. 에뛰드하우스의 분홍색 콘셉트와 직원들 유니폼까지 모두 유사했다. 이제 막 중국에서 사업을 시작한 한국 브랜드를 카피한 업체도 보였다. 넥스트아이의 관계사인 한국형 뷰티 프랜차이즈 ‘소향’을 모방한 업체가 소향의 로고인 ‘S’의 색깔만 바꿔 전시를 진행하고 있었다.

국내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내 유통사업자들과 만났는데 중국 현지인들도 사드에 따른 매출 감소는 최근 회복되는 추세라고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위험 회피를 하기 위해 수출이 아닌 중국 내 생산을 적극 검토 중인 기업도 있다”며 “주요 화장품 소비도시인 상하이나 베이징, 광저우 같은 해안 도시에선 사드에 따른 부정적 영향은 (서부 지역보다) 빠르게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하이=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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