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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정부 눈치 보는 관세청

심희정 생활산업부 차장





오는 10월 개장을 앞둔 인천공항 제2 여객터미널(T2) 6개 면세구역(DF1~DF6)의 입찰 결과 현재 DF3(패션·잡화 구역)는 네 차례나 유찰됐다. 개장까지 단 5개월 남았다. 입점 브랜드를 유치하고 인테리어까지 준비하는 데만 수개월이 걸린다. 조만간 선정된다고 해도 사실상 정식 오픈 날짜에 맞추기는 무리라는 것이 면세점 측 입장이다.

이번주 재입찰을 앞두고 인천공항공사는 DF의 입찰 조건 완화를 위해 관세청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현재 양측 간에 이견이 생겨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입찰 최소비용이 20%까지 떨어진 상황이지만 여전히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 측은 자금력이 되는 기존 사업자인 롯데면세점과 호텔신라가 향후 입찰에 참여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관세청은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코드 맞추기로 박근혜 정부 때 부결된 ‘면세점 독과점 규제’를 재추진하기 시작한 만큼 뒤로 물러설 생각이 없어 보인다.

당초 가장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 신세계와 한화는 앞서 네 차례의 입찰에서 DF3에 지원하지 않았다. 이들은 입점을 타진했지만 수익성이 맞지 않는다고 판단해 입찰을 보류했다. 패션·잡화 구역은 다른 구역과 달리 명품을 취급하는 경우가 많아 각 업체의 상품 구성이 핵심이다. 신규 사업자들이 짧은 시간에 브랜드를 유치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더욱이 패션·잡화의 경우 화장품 및 주류·담배 구역과 달리 기존에 쌓인 노하우가 필요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보면 후발업체들은 재입찰 가격을 아무리 낮춘다고 해도 들어가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얘기다. 결국 관세청이 지적하는 독과점 사업자를 제외하면 입찰에 응할 대기업 사업자는 존재하지 않는 셈이다.

과거에 선정된 사업자에 대한 심사를 거쳐 허가만 내주던 관세청이 제2 여객터미널 면세점 사업자 선정권을 둘러싸고 직접 선정권을 갖겠다고 나서면서 꼬이던 면세점 시장이 또다시 독과점 규제라는 암초를 만나 파행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관세청이 사업자 선정에 관여하면서 절차가 길어졌고 DF3가 반복 유찰되는 초유의 사태까지 발생했다. 올림픽 개최 수개월 전부터 입국하는 관광객, 올림픽 조직위, 언론, 선수단 등을 반쪽짜리로 오픈한 면세점으로 맞게 생긴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면세점에 입점한 국내 업체들은 관세청 때문에 평창 동계올림픽 특수를 누릴 수 없는 지경까지 처하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yvett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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