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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P 서울총회 앞두고 제약업계 속앓이

행사 주관 대한약사회, 부스 요금 과다 책정

오는 9월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약학 분야 세계 최대 국제 행사인 국제약학연합(FIP) 서울총회를 앞두고 제약업계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행사를 주관하는 대한약사회가 전시회 부스 요금을 과도하게 책정하면서 대한약사회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제약사들이 곤혹스러운 입장에 놓였다.

2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한약사회는 최근 국내 주요 제약사에 FIP 총회 참석을 요청하는 전시회 안내문을 발송했다. 안내문을 보면 전시회 부스 1개당 위치에 따라 적게는 1,000만원에서 최대 5,000만원을 책정했다. 다른 전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관료가 비싼 서울 코엑스에서 총회가 열린다는 점을 감안해도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무리 처음으로 개최하는 국제적인 행사라고는 하지만 국내 학술행사가 통상 300만원 수준이라는 점에 비춰 보면 과도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며 “중소 제약사의 경우 부스 비용을 마련하는 것조차 버거운데 약사회에 미운털이 박히지 않으려면 불참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한약사회는 전시회 부스 요금이 과도하다는 지적에 일견 수긍하면서도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약학 분야 국제학술대회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한약사회의 한 관계자는 “FIP 총회는 전 세계 약사와 약학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뜻깊은 자리이자 지난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가장 많은 국가에서 외빈이 참석하는 국제 행사”라며 “국내 제약사 입장에서도 한국의 우수한 제약·바이오 경쟁력을 전 세계 약사 및 약학 관계자들에게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한약사회가 FIP 총회를 무리하게 개최하면서 행사 비용을 국내 제약사에 떠넘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대한약사회는 2012년부터 FIP 총회의 한국 개최를 숙원사업으로 추진해왔지만 태국·독일·아르헨티나 등에 밀려 잇따라 고배를 마신 바 있다.



1912년 설립된 FIP는 전 세계 약사와 약학자는 물론 약학 단체, 약대생, 약무 종사자 등이 회원으로 활동하는 비영리 국제 단체다. 현재 139개의 약학 단체와 153개 약학 대학이 단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개인 회원만 300만명에 달해 이들이 연중 한자리에 모이는 FIP 총회는 ‘약학계의 올림픽’으로 불린다. 올해 총회는 올 9월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하며 전 세계 135개국에서 1만4,000여명이 참가한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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