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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사이클' 석유화학...회사채 발행 러시

코오롱 수요예측에 3,070억 몰려

호실적 LG·한화·롯데도 '노크'





사상 최대 호황을 맞고 있는 석유화학기업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역대급’ 실적을 앞세운 업체들이 앞다퉈 회사채 발행에 뛰어들고 있으며 발행이 무산되는 일이 없이 ‘완판’ 행진도 이어가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인더(120110)스트리는 이달 말 1,300억원 규모의 3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확정했다. 애초 800억원을 발행할 계획이었지만 지난 22일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사전청약) 결과 3,070억원이 몰리면서 전체 발행 금액을 늘리기로 했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신용등급은 ‘A0’지만 발행금리는 3%대로 높아 수요자들의 관심이 많았다”며 “최근 화학업황이 좋았던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뿐만 아니다. 최근 회사채 발행에 성공한 한화케미칼(009830)은 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려고 했지만, 수요예측 결과 5,000억원가량이 몰리며 발행금액을 두 배로 늘렸고, LG화학(051910)은 5,000억원 모집에 1조7,700억원의 자금이 밀려들자 발행 규모를 8,000억원으로 늘렸다. 1조7,700억원은 2012년에 회사채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된 이후 사상 최대 규모다.

화학업체들이 잇달아 회사채 발행에 성공하면서 회사채 발행을 예정한 기업도 늘고 있다. 롯데정밀화학(004000)과 금호석유(011780)화학은 내달 초 각각 500억원과 7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예정하고 있으며 특히 롯데그룹에 인수된 후 처음 회사채 발행에 나서는 롯데정밀화학은 수요가 많을 경우 1,000억원까지 발행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롯데정밀화학 관계자는 “올 하반기 차환해야 할 회사채 규모가 1,000억원이어서 수요예측 결과가 좋을 경우 발행 규모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석유화학기업의 채권 발행이 활발한 까닭은 무엇보다 업황이 좋아 회사채 수요가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1·4분기 LG화학은 올해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6조원을 돌파했으며 롯데케미칼은 영업이익 8,152억원을 기록해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한화케미칼도 영업이익 1,966억원을 올리며 전년동기대비 37.6% 증가했다.



석유화학업체들 역시 앞으로도 업황이 크게 나빠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시설 투자 등을 늘리고 있어 이를 위한 대규모 자금이 필요했다. 업계에서는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SK종합화학 등 국내 화학업체 ‘빅4’의 올해 투자 금액은 연초 계획대로라면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회사채 발행에 성공한 한화토탈은 납사분해시설(NCC) 증설투자에 901억원, 잉여가스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시설인 GTG에 104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며 LG화학 역시 대산NCC 확장(1,500억원), 대산 폴리올레핀엘라스토머(POE) 생산시설 확장(2,100억원) 등에 쓸 계획이다.

아울러 내달 미국의 금리인상이 유력해지면서 낮은 금리로 자금을 미리 조달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내달 발행을 앞둔 롯데정밀화학의 민평수익률 평균은 2.74%로 차환 발행 대상인 2012년 발행한 회사채(3.31%)보다 0.57%포인트 낮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석유화학기업의 경우 요즘이 회사채 발행 조건이 가장 좋은 시기”라며 “당분간 업황이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회사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화학업체들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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