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내정되면서 게임업계가 문재인 정부발 훈풍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문 대통령의 아들 준용 씨가 게임 개발자로 일하고 있고 전병헌 정무수석 역시 한국e스포츠협회장을 역임한데다 도 의원까지 장관 후보자가 되면서 게임산업에 대한 정부의 인식이 바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도 장관 후보자는 ‘규제 중심의 게임 정책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도 후보자는 지난 2월 ‘대한민국 게임 강국 프로젝트’ 포럼을 개최하면서 “이번 포럼을 통해 지난 10년간의 게임산업의 정책을 되돌아보고, 게임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되찾을 수 있는 올바른 정책 방향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게임의 부작용을 강조하면서 규제 일변도였던 과거의 정책 기조에 변화가 예상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게임산업에 대한 불필요한 규제 완화와 산업 진흥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강신철 게임산업협회 회장은 “게임 기업인들이 도전 여건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며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과 자율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계는 정부의 과도한 규제로 ‘셧다운제’ 및 ‘온라인게임 결제 한도’를 꼽고 있다. 현재 만 16세 미만 청소년은 자정 이후 게임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고, 만 18세 이상도 월 결제 한도가 50만원에 묶여 있다.
이는 게임 이용자가 게임에 과몰입함에 따른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국내 게임사에만 적용되면서 역차별 논란과 게임산업 발전에 발목을 잡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규제 완화 외에도 정부의 적절한 지원책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이날 국회에서 ‘게임&ICT 정책포럼 준비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토론회에서 박진완 중앙대 교수는 “게임의 경우 정부 연구개발(R&D) 과제 공모 시 제출하는 제안요청서(RFP) 내용이 곧 IP(지식재산권)에 해당해 핵심 콘텐츠가 공개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하고 “문화콘텐츠 테크놀로지로서 게임 산업의 R&D를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위정현 중앙대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공약한 대통령 직속의 4차 산업혁명위원회와 관련해 “자동차 등 하드웨어, 제조업 중심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 게임산업의 입지가 그리 높지 않다”며 “자문기구로서 한계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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