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경제신문 독자 여러분. 매주 목요일 쇼핑 꿀팁과 각종 잡지식으로 여러분께 인사드리고 있는 서경씨입니다. 저는 요새 가정간편식의 세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요리의 길은 너무도 먼 것…) 육개장, 삼계탕, 된장찌개 등 한식은 물론 중식과 양식까지 정말 없는 게 없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가정간편식 중에서도 출시 초기 없어서 못 팔았었다는 ‘고메 함박스테이크’(사진)의 생산 과정(응?)과 맛있게 먹는 법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실은 지난주 CJ제일제당(097950) 인천공장을 견학 갔다가 들은 깨알 같은 이야기들이 좀 있어서요. 고메 함박스테이크의 아버지(!)인 양태민 수석연구원님이 직접 소개해주셔서 의외로(!!) 재미있었답니다.
#_점심 +4끼를 함박스테이크로?
고메 함박스테이크는 지난해 처음 출시됐지만 기획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제품 개발을 할 때는 유명한 맛집을 돌며 시식을 하는 것이 1단계라고 하는데요(부럽) 하지만 함박스테이크를 하루에도 서너번씩 먹는 건 쉽진 않았다고 합니다. 양 연구원은 “점심 먹고 나가서 맛집을 4군 데 정도 돌며 시식을 했습니다. 저희한테는 워낙 익숙한 일이기는 하지만 나중엔 좀 힘들긴 하더라고요”라고 당시의 고충을 밝히셨습니다. 다음 단계로 해외 생산 시설을 탐방한 후 실제 제품화 단계로 접어듭니다. 이때는 직원 식당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시식회(부럽!!!)를 열어 선호도가 높은 제품들을 우선 출시한다고 하네요. 현재 데미그라스 소스맛으로 출시되고 있는 함박 스테이크는 알프레도 크림 소스 버전과 접전 끝에 1위로 선정됐다는 전언입니다. 시식회 테이블에는 함박 스테이크 외에도 수많은 제품들이 올랐는데요, 그 중 실제로 제품화 되는 것은 절반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_냉동식품에서 육즙이 느껴지게 하려면?
그거 아셨나요. 시판 만두 중에 육즙이 흘러내리는 콘셉트의 만두가 있는데요. 원리가 젤라틴이라고 합니다. 과일젤리 만들듯 육즙 젤리(!)를 만들어 만두 소와 함께 넣고, 가열하면 녹는 식입니다.
고메 함박 스테이크는 이런 첨가제 없이 냉동식품에서 느끼기 힘든 촉촉함을 자랑합니다. 이 촉촉함을 만들기 위해 무려 8개월간 실험을 거쳤다고 합니다.
연구진이 도입한 방법은 간단히 말하자면 만두의 원리입니다. 만두피가 만두소를 싸고 있는 것처럼 조금 더 된 고기 반죽으로 무른 반죽을 감싸는 기술을 적용한 것입니다.(실제로 공장에서 막 나온 제품을 잘라봤는데 고기 피와 고기 소가 미세하게 구분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겉을 높은 온도에서 빠르게 익혀서 육즙이 새나가는 걸 막았습니다.
이 외에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기 위해 마지막으로 겉 부분을 직화로 구워주고요 과거에는 고기의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미세하게 간 고기를 썼다면 여기에는 주사위 모양으로 썰어 씹는 맛이 있는 고기를 사용했다고 합니다.
#_고기만큼 비싸다는 소스의 비밀
고메 함박스테이크에 동봉된 소스에 대한 호평도 많은데요. 어쩐지… 이 소스가 무려 고기만큼 비싸다고 합니다! 치킨 육수에 토마토와 양파 등을 넣어 뭉근하게 끓인 데미그라스소스인데요, 시판 소스들이 건더기 없는 소스 형태인데 비해 여기엔 건더기가 막 들어가 있습니다. 다른 소소들은 되직함을 연출하기 위해 전분을 넣는 경우도 있는데 이건 그런 거 안넣었다고 연구원님이 엄청 자랑하셨어요. 그리고 양 많이 넣었으니까 남으면 꼭 밥 비벼 먹으라고(ㅋㅋ) 강조 하셨습니다
#_제발 후라이팬에 바로 굽지 마세요
이 제품은 전자렌지로 데운 다음 원한다면 겉부분만 후라이팬에서 구워 먹어야 딱 맛있다고 합니다. 양 수석연구원님은 “식감이 뻑뻑하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후라이팬에 바로 굽는 경우가 많다”며 “어떻게 데우든 비슷할 거 같아도 맛과 씹는 맛이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연구원들이 최상의 맛을 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서 나온 것이니 제품 포장지에 적힌 조리 방법을 준수해 달라”고 당부하셨습니다.
냉동식품, 먹긴 해도 어떻게 생산하는지 가늠할 수 없었는데요. 이번에 견학하고 나니 간편식이 생각보다 많은 고민과 다양한 공정을 통해 나온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물론 재료 사다가 직접 해먹는 것에는 아직 모자란다고 생각합니다만, 저처럼 요리 내공이 달리시는 분들이나 시간은 없어도 먹는 것 처럼(?) 먹고싶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집밥과 간편식의 컬래버레이션으로 풍성한 밥상을 차려보는 것도 좋을 거 같습니다. 그럼 다음 주에 만나요!/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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