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066570)가 TV에 이어 다른 가전에서의 패러다임 전환도 선언했다. 단순히 가전으로서의 기능에 중점을 두던 과거와 달리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에 특화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혁신 제품을 내놓겠다는 구상이다. LG(003550)는 TV 시대를 종결하고 TV 이상의 경험을 제공하는 ‘라이프 디스플레이’를 출시하겠다는 비전을 최근 밝힌 바 있다. ★5월30일자 1·12면 참조
김영수 LG전자 어플라이언스 연구소장 전무는 지난달 31일 경남 창원공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세탁기를 세탁기로만 보고, 건조기를 건조기로만 보면 기술의 발전은 한계가 있다”며 “제품이 아니라 공간으로 보고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탁, 탈수, 건조, 빨래 개기에 이르기까지 세탁시스템의 종합 솔루션을 만들어내겠다”며 “공간에서 고객의 행위가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보면 특정 제품에 초점을 맞춘 기술이 아니라 공간 솔루션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무는 한국에서 주방·세탁 공간을 잘 설계한 아파트가 분양에 성공하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최근 20평대 아파트에서도 커다란 세탁 공간을 찾아볼 수 있는 등 생활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제품 개발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스타일러나 히트펌프 적용 건조기 역시 주거 트렌드 분석을 통해 탄생한 제품”이라며 “결국 고객이 원한다면 언젠가는 제품으로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인공지능(AI)·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상황과 관련해 김 전무는 2020년께는 놀라운 수준의 AI가 적용된 가전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예단했다. 빨래를 세탁기에 집어넣기만 해도 알아서 옷감을 파악하고 세탁 모드를 선택해 빨래를 해주는 기기가 탄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소비자 편의를 위해 ‘빨래 개기’ 기능이 등장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창원=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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