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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카시장 거침없이 포식하는 中 안방보험

국내계열사 동양·알리안츠생명

1분기 방카 매출 1조1,000억

생보업계 전체 매출의 절반 육박

저축성보험 축소 추세 역행 지적도





중국 안방보험의 국내 계열사인 동양생명(082640)과 알리안츠생명이 지난 1·4분기에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해 1조1,000억원의 매출(수입보험료)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생명보험업계 전체 방카슈랑스 매출이 2조4,000억원인 점과 비교하면 두 보험사가 전체의 절반에 육박하는 보험료를 거둬들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저축성보험 집중 판매를 통해 몸집을 키우는 방식으로 단기간에 시장 입지를 넓히는 안방그룹의 전략이 동양생명에 이어 알리안츠생명에도 똑같이 적용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1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은 지난 1·4분기에 방카 채널에서 각각 5,110억원과 5,0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역 농·축협이라는 대단위 영업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는 농협생명(5,680억원)을 제외하면 사실상 1·2위인 셈이다. 특히 올해 안방보험의 계열사로 공식 편입된 알리안츠생명의 방카 채널 고공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농협생명과 동양생명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각각 방카 매출이 30.5%, 44.5% 감소하는 등 저축성보험 판매를 줄여나가는 분위기지만 알리안츠생명은 전년 동기에는 방카 매출이 ‘제로’였다가 올 1·4분기에는 5,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마땅한 방카 채널용 상품이 전혀 없었으나 올 초 안방그룹 계열사 편입의 신호탄으로 업계 평균 대비 높은 최저보증이율(2.0%)이 적용된 상품을 만들어 12개 시중 은행 및 증권사 판매창구로 내보낸 결과다. 최저보증이율이 높은 만큼 일시납 가입자가 몰리면서 알리안츠생명의 신상품은 소위 ‘대박’을 쳤다.

하지만 안방보험 계열사들이 방카 채널에서 파죽지세의 강세를 보이는 데 대해 업계의 전망은 엇갈린다. 저축성보험을 많이 팔수록 보험 부채가 늘어나는 새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저축성보험 판매를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저축성보험을 통한 외형성장 전략을 놓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주주의 자금력이 탄탄하다고는 하나 기본적으로는 개별 보험사가 독자적인 재무건전성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올해 안방보험 계열사로서 3년 차를 맞은 동양생명의 2단계 변화를 보면서 안방보험의 영업전략이 영리하고 위협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동양생명은 지난해 저축성보험 집중 판매를 통해 총자산(28조원)을 1년 새 15.8%나 늘렸지만 어느 정도 몸집이 커지자 올 들어서는 상품 포트폴리오에서 보장성 상품의 비중을 빠르게 늘려나가고 있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험 영업에서는 기가입 고객에게서 추가 계약을 끌어내는 게 중요한데 동양생명은 저축성보험 판매를 통해 새로 확보한 고객이 많다”며 “이들은 얼마든지 보장성 보험 등 동양생명 상품의 추가 계약자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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