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간밤에 미국과 유럽에서 불어온 훈풍에 역대 최고치를 닷새 만에 경신했다. 사흘 연속 ‘팔자’ 행진을 벌이며 관망세로 돌아섰던 외국인은 이날 하루에만 4,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올 들어 미국·유럽 등 선진국 증시와의 동조화(커플링)가 강해진 점을 고려하면 이들 증시의 등락에 따라 외국인의 수급이 움직이고 다시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이 당분간 되풀이될 것으로 내다봤다.
2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16%(27.11포인트) 오른 2,371.72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26일 기록한 종전 최고치(2,355.30)를 5거래일 만에 경신한 것이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에 2,372.62까지 치솟으며 지난달 29일 세운 기존 장중 최고기록(2,371.67)도 갈아치웠다. 코스닥도 전날보다 0.76%(4.95포인트) 오른 658.78에 장을 마감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가총액도 217조8,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최근 주춤했던 시장에 다시 불을 지핀 것은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4,487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업종별로 보면 전기전자업종(2,837억원)과 제조업(2,029억원), 금융업(1,127억원), 서비스업(832억원), 유통업(374억원) 등을 집중적으로 담았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삼성전자(005930)(2,340억원)를 가장 많이 사들였고 LG전자(066570)(487억원), 넷마블게임즈(251270)(431억원), 하나금융지주(086790)(403억원), 삼성물산(028260)(273억원), NAVER(035420)(179억원), SK하이닉스(000660)(174억원) 등의 순이었다.
올 들어 국내 증시는 미국·유럽 등 선진증시와의 커플링 현상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중국 증시와 동조화하면서 ‘중국이 기침하면 한국 주식시장이 감기에 걸린다’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간밤에 선진 증시의 등락 결과가 코스피에 영향을 주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전날 밤 미국 뉴욕 증시는 민간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며 3개 지수가 동시에 사상 최고치로 장을 마감했다. 미국의 5월 민간부문 고용 증가량이 월가 예상치(18만명)를 크게 웃돈 25만3,000명으로 집계되며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전장보다 0.65% 오른 2만1,144.18에 장을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지수는 0.76% 상승한 2,430.06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도 0.78% 오른 6,246.83에 거래를 마쳤다. 간밤에 영국 런던FTSE100 지수(0.32%), 프랑스 파리 CAC40 지수(0.66%), 독일 프랑크푸르트 DAX30 지수(0.40%) 등 유럽 증시도 대거 올랐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전날 밤 미국 시장이 회복하면서 외국인 순매수가 들어왔다”며 “최근 시장 수급을 보면 외국인은 미국 등 선진 증시가 오르면 자동으로 연동돼 코스피를 사며 지수를 견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센터장은 “외국인의 수급에 따라 코스피도 등락을 거듭하겠지만 대세적으로는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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