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를 대표하는 미술가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는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화로 ‘최후의 심판’을 완성했지만 교회 측은 인물들의 신체를 노출한 것이 “정숙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다른 화가들을 시켜 옷을 덧입히게 했다. 비슷한 시기 화가인 파올로 베로네제는 종교적 그림인 ‘최후의 만찬’에 개와 구경꾼 등 장난스럽고 불경스런 소재를 등장시켰다는 이유로 1573년 종교재판에 회부됐다. 지금은 명화로 추앙받는 이들 그림이지만 정작 동시대에는 ‘스캔들’로 치부된 일화다.
예술 스캔들의 역사를 부제로 내건 ‘명작 스캔들 3’이 출간됐다. 프랑스의 미술사학자인 저자 피에르 카반은 시대와 형식에 얽매인 사람들에게 예술은 의식을 깨우고 격동하게 하는 사회적 측면이 강하다고 주장한다. 스캔들이 곧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계기라는 뜻이다.
“예술에서 스캔들은 일반적으로 시대가 급변하고 있다는 징후로서…하나는 시각적 익숙함과의 단절이고, 또 하나는 신성한 주제를 모독했다는 판정을 받고도 수정 요청을 거부해서 생기는 단절이다.”(33쪽 중에서)■
적나라하고 노골적인 표현으로 ‘일탈’했던 귀스타브 쿠르베가 그랬고, 비웃음과 모욕을 감내해야 했던 일련의 인상주의 화가들도 한때는 ‘스캔들’의 주인공이었다. 2만원.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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