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약세 영향으로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은 지난 달보다 18억9,000만 달러 늘어난 3,784억6,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3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2016년 9월말(3,777억7,000만 달러) 이후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국가의 비상 외화자금인 외환보유액은 환율을 안정시키고 국가신인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외환보유액 증가한 이유는 외화자산 운용수익이 늘어난데다,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유로화와 엔화 등 기타통화 표시 외화자산을 달러화로 계산한 금액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5월 한 달 간 미국 달러화와 영국 파운드화는 약세를 보인 반면 그 외 주요국의 통화가치는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달 유로화와 엔화도 달러 대비 각각 2.8%, 0.4% 가량 올랐다. 반면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같은 기간 99.1에서 96.9로 2.1% 하락했다.
5월 말 외환보유액 보유 형태별로 보면 92.1%인 3,784억6,000만 달러가 국채, 정부기관채, 회사채, 자산유동화 증권 등 유가증권 형태다. 한 달 사이 109억4,000만 달러가 늘었다. 하지만 해외 중앙은행이나 주요 글로벌 은행에 보관해둔 현금성 예치금은 186억6,000만 달러로 91억1,000만 달러 감소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은 29억8,000만 달러로 300만 달러 늘었고, IMF에서 교환성 통화를 수시로 찾을 수 있는 권리인 IMF 포지션 역시 17억6,000만 달러로 200만 달러 증가했다. 매입 당시 장부가격으로 표시하는 금 보유액은 47억9,000만 달러로 전 달과 같았다.
5월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8위를 유지했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조295억 달러로 한달 사이 204억 달러 늘어나 1위를 지켰다. 뒤를 이어 일본이 1조2,423억 달러로 2위를 기록했고, 스위스(7,502억 달러)와 사우디아라비아(5,002억 달러), 대만(4,384억 달러), 러시아(4,010억 달러), 홍콩(4,001억 달러) 등의 순이었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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