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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稅공제 줄기 전에…" 자산가들 증여 러시

신고세액공제 10% → 7% 따라

지난해 증여세수 3조3,500억

전년보다 8.2%↑…사상 최대

저금리에 세테크 확산도 한 몫

지난해 국세청이 걷은 증여세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증여를 자진 신고할 경우 내야 할 세금을 깎아주는 신고세액공제가 올해부터 10%에서 7%로 축소될 것으로 보이자 자산가들이 세금을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증여 러시’를 한 결과다.

6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김광림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제출한 국회 인사청문회 답변서에 따르면 지난해 증여세수는 3조3,552억원으로 전년보다 2,552억원(8.2%) 급증했다. 지난해 증여세수는 사상 최대치로 증가율도 지난 2015년 5.8%에서 2.4%포인트나 껑충 뛰었다.

기재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지난해 말 상속·증여 신고세액공제가 10%에서 축소될 것으로 보이자 자산가들이 세금을 아끼기 위해 증여를 늘린 결과”라고 설명했다.





10%였던 신고세액공제는 지난해 12월2일 7%로 인하하는 방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올 1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그전부터 공제축소 움직임이 있었다. 지난해 정기국회 조세소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세법개정안에는 신고세액공제 축소는 들어가 있지 않지만 의원들이 이를 폐지 또는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본격적으로 논의가 시작됐다. 박주현 국민의당 의원은 아예 폐지하는 안을 냈고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로 축소하는 안,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은 5%로 하향하는 안을 내놓았다. 이런 논의 과정을 지켜본 자산가들이 증여를 서둘렀다는 얘기다. 실제 지난해 월별 증여세수를 보면 국회에서 관련 논의가 본격화된 11월 이후 증여세수가 가파르게 늘었다. 10월 2,472억원에 그쳤지만 11월 3,762억원으로 연중 최대를 기록했고 12월에도 3,334억원으로 3,000억원대를 기록했다.





증여세가 늘어난 것은 저금리가 계속되면서 세테크의 중요성이 확산된 결과라는 해석도 있다. 미리 증여해 상속세 폭탄을 막으려는 자산가들이 점점 늘고 있다는 것이다. 증여세수는 2011년 2조741억원으로 2조원을 간신히 넘겼지만 2년 만인 2013년 2조7,032억원으로 2조5,000억원선을 넘더니 2015년에는 3조원도 돌파하는 등 빠르게 늘고 있다.

인구구조도 한몫한다.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들은 대략 25~30세였던 1980~1985년도에 결혼을 했다. 이들의 자녀는 현재 30대 중반으로 결혼 적령기다. 우리나라 정서상 결혼하는 자녀에게 자산을 증여하는 경우가 많아 증여세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문재인 정부는 고액 자산가에 대한 세금 부담을 늘리는 정책의 일환으로 상속·증여 신고세액공제를 7%에서 3%로 축소하거나 폐지할 계획이어서 앞으로 증여세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김광림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서 7%에서 3%로 낮출 경우 약 1,400억원, 아예 폐지할 경우 2,500억원의 세수가 더 들어올 것으로 봤다. 2015년 신고세액공제 총액(3,496억원, 당시 공제율 10%)을 기준으로 산정한 것으로 자산가들 사이에서 신고세액공제가 축소되기 전에 미리 증여하자는 바람이 불 경우 세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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