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7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부동산 투기를 용납 못한다는 정부의 의지가 확고하다. 다음 주 현장 점검에 나설 것”이라며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강화 문제는 관계부처 합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가 부활하면 재건축 추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유예 연장은 고민해봐야 할 부분으로 여러 측면을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으로 조합원이 얻는 개발이익이 1인당 3,000만원을 넘으면 초과분의 최고 50%를 정부가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다. 올해 연말까지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하지 않는 재건축 단지에 내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종합부동산세 문제에 대해서는 “종부세 강화는 공약에서 빠졌다”며 “보유세와 거래세의 균형을 어떻게 볼 것이냐의 문제를 포함해서 아주 신중하게 봐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날 인사청문회는 후보자 개인의 신상보다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 방향과 이에 대한 김 후보자의 입장, 앞으로 어떻게 추진해나갈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졌다. 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가 지난 9년간 보수 정부에서 기재부 예산실장, 2차관, 국무조정실장 등을 거친 경력을 거론하며 재정의 역할을 강조하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자 코드를 맞춰 입장을 바꿨다고 공세를 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재정의 역할은 위기에는 돈을 쓰고 평상시에는 비축하는 것”이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는 추가경정예산과 수정 예산까지 적극 편성했고 이후에는 재정 건전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대응했다.
각종 경제 현안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김 후보자는 “부총리로 취임하면 사람 중심 투자, 공정 경제, 혁신 성장이라는 세 가지 정책 방향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며 “고용 없는 성장, 양극화 심화 등을 극복하고 노력과 헌신·성과에 따라 경제주체들이 적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경제 사회 전반의 인센티브를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이에 앞서 인사청문회 사전 질의서에 대한 답변에서 “규제프리존특별법이 대기업 특혜가 아니다”고 밝혔다. 규제프리존법을 대기업 청부입법으로 규정해 반대 입장을 지속해온 여당과는 다른 입장을 보인 것이다.
조세개혁 문제에 대해서는 “조세의 소득 재분배 기능이 있지만 그동안 다소 미흡한 측면이 있었다”며 부자 증세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이어 “종교인 과세는 내년에 시행 예정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다만 고려할 사항이 많아 검토 중”이라며 기존의 적극적인 과세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다. 한편 김 후보자는 병역, 모친으로부터 차용문제, 자녀의 이중국적 등의 의혹에 대해서는 적극 해명했다.
/세종=김정곤기자 mckid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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