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태국 방콕 대표 쇼핑 지역인 시암에서 차로 15분 가량 이동해 도착한 복합쇼핑몰 쇼디씨. 중심부에서의 접근성이 떨어지는데다 일부 공간만 미리 개장한 탓에 한산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1층 K푸드 식음료 공간 곳곳에서 한식을 맛보려는 고객들을 쉽게 발견했다. 특히 1층 중앙에 마련된 롯데면세점의 스타애비뉴에는 배우 이민호나 아이돌 그룹 엑소의 영상 등 한류 콘텐츠를 경험하려는 현지인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친구와 함께 이곳을 방문한 대학생 프란챗 씨는 “평소 한국에 관심이 많은데 퓨전 한식과 최신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1시간 넘게 이동해 찾았다”며 “한국 배우들과 아이돌로 꾸려진 K팝 전용 거리와 영상이 있어 새롭다”고 놀라워했다.
“트렌디한 한국 문화 접하자‘
쇼핑몰 쇼디씨 현지인 북적
”한류 콘텐츠 무장 면세점 기대“
이달 개점 앞두고 열기도 후끈
1년간 오픈이 지연된 방콕의 첫 한국형 면세점 ‘롯데면세점 방콕 시내면세점’이 이달 말 개장을 앞두고 벌써부터 현지 반응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30여년 간 현지업체인 킹파워가 천편일률적으로 보여준 기존 면세점과 달리 한류 콘텐츠로 중무장한 만큼 기대감이 높은 상태다.
현지 코트라 관계자는 “롯데면세점의 방콕 진출로 28년 간 유지돼 온 킹파워의 면세 독점 체제가 종지부를 찍었다”며 “새로운 분위기의 면세점을 현지인들이 원하고 있던 가운데 한류를 앞세워 다양한 국적의 해외 관광객을 끌어모을 수 있게 되자 현지업체의 쇼디씨 입점 경쟁도 치열해졌다”고 설명했다.
쇼디씨 2·3층에 롯데면세점이 정식 개장하면 1층 ‘K푸드 스트리트’, 5·6층에 입점한 YG푸즈의 외식 공간인 ‘YG리퍼블릭크’ 등과 시너지가 발생해 한식과 한류 콘텐츠가 결합한 방콕 대표 K컬처 문화공간이 탄생한다. 푸드 스트리트에는 라면전문점 ‘싸이면’, 한식 디저트 전문점 ‘허당방앗간’ 등 한류 스타와 한식을 결합한 퓨전 한식 업체 10곳이 입점했으며 지난달에는 고깃집, 카페, 펍, 클럽이 모인 YG리퍼블릭크가 문을 열고 벌써부터 현지인들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싸이면 직원은 “차로 5분 거리 떨어진 아속역 인근에 한인타운이 있어 한국 음식에 관심 있는 고객들이 많이 찾고 있지만 낡고 올드하다는 느낌이 있다”며 “하지만 쇼디씨에 가면 트렌디한 한국 음식과 한국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는 소식에 젊은 층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건물 외부에는 롯데면세점의 셔틀 버스 공간이 대규모로 마련됐고 롯데면세점 광고로 랩핑된 버스 10여 대가 주차돼 있었다.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롯데렌터카와 손잡고 도심 순환 버스를 운영하기로 계획했다는 게 롯데면세점 태국법인 측의 설명. 순환 셔틀 버스 운영으로 현지 고객 뿐만 아니라 관광 대국인 태국 방콕으로 여행을 떠난 다양한 해외 관광객의 유입까지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젊은층 타깃 제2 한인타운 된다“
인근 부지 개발에 상권는 활기
롯데 ”글로벌 소비자 끌어올 것“
롯데면세점의 입점으로 주변 부지들도 개발이 한창 진행되면서 인근 상권도 활기를 띠었다. 태국 내 한류 열풍이 여전히 거센데다 한류 콘텐츠를 앞세운 면세점과 식음료 공간이 문을 연다는 소식에 현지 숙박·관광업체들이 재빨리 움직인 것이다. 현지 유통업계 관계자는 “쇼디씨가 기존 한인타운의 단점을 보완해 젊은 층을 끌어들이는 ‘제2의 한인타운’이 될 것으로 보고 이곳에 눈독을 들이는 업체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롯데면세점이 현지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6월이던 개장 목표를 1년이나 미룬 데는 라이벌 면세점인 킹파워의 방해공작 때문이라는 귀띔이다. 시내면세점에서 물건을 구입하면 공항에서 구입 면세품을 인도받아야 하는데 킹파워의 방해로 수완나품 공항 내 면세품 인도장 확보를 제대로 하지 못한 탓이다.
롯데면세점은 개장 시기가 지연된 만큼 글로벌 3위 면세 업체로서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태국 업체와 차별화된 한류 마케팅 전략을 펼쳐 글로벌 소비자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면세점 사업은 더 이상 내수가 아니라 수출산업이라고 보고 국내 사업자와의 경쟁이 아니라 글로벌 면세점과 경쟁을 통해 국내 면세점들의 입지를 넓힐 것”이라며 “중국의 사드 보복성 조치를 탈피하는 돌파구가 되는 한편 신시장 개척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설명했다. /태국=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