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으로 통화정책 가닥을 잡으면서 채권시장이 요동을 쳤다. 시장에서 이미 예상한 일이지만 채권시장의 투자심리는 다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국내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6.5bp(1bp=0.01%) 상승한 1.915%에 거래됐다. 5년물 금리와 10년물 금리도 각각 6.5bp, 4.9bp씩 상승했다. 채권시장에서 금리 상승은 채권가격 하락을 의미한다.
이날 시장에서 채권금리는 이주열 한은 총재가 ‘기준금리 인상’을 염두에 둔 매파적 성격의 발언을 한 영향이 컸다. 이 총재는 이날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는 등 경제 상황이 뚜렷하게 개선되면 통화정책 완화 정도의 조정이 필요하다”며 “그 가능성을 면밀하게 검토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최근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인 1.25%까지 내려왔지만 줄곧 ‘동결을 유지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어왔다. 하지만 이날 이 총재의 언급은 그간의 방향에서 금리 인상 쪽으로 한 발 나아간 것으로 풀이된다. 채권시장은 이 같은 기조를 선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도 이번 이 총재의 발언 이후 중장기적으로 금리 인상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데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다만 3·4분기에서 연말 내에 금리 인상이 진행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채권시장이 글로벌 채권 강세에 힘입어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상반기 저점 수준까지 하락하는 등 통화정책에 대한 경계가 느슨했다”며 “한은 입장에서 중장기적으로 시장이 금리 인상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신호를 주려는 의도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국내 채권 금리는 글로벌 금리 반등으로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이 총재의 발언은 한동안 금리 조정의 빌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 연구원은 “최근 금리 상승은 큰 폭의 조정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한은의 기조가 점차 완화에서 중립으로 전환되는 만큼 금리의 하방 경직성을 강화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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