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와 TV에 이어 청소기까지. LG전자가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 또 한번 혁신의 칼을 뽑았다.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성장률이 높은 ‘핸드스틱’ 무선 청소기로 최고 120만원대에 달하는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은 것. 기존 50만원대였던 LG전자 핸드스틱 청소기와 비교하면 파격적인 시도로 글로벌 프리미엄 무선 청소기 시장의 최강자 ‘다이슨’을 잡겠다는 자신감이 읽힌다.
송대현 LG전자 H&A 사업본부장(사장)은 12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LG의 새로운 무선 청소기 라인업인 ‘LG 코드제로 아트(ART) 시리즈’를 발표했다. 아트 시리즈는 무선 핸드스틱 청소기 ‘코드제로 A9’, 로봇청소기 ‘코드제로 R9’, 무선 진공청소기 ‘코드제로 T9’ 등 3개 제품으로 구성됐다. 세탁기 1등 신화를 만든 LG전자의 최첨단 모터 기술로 흡입력을 높이고 LG화학의 고성능 배터리로 사용 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린 것이 특징이다.
특히 주목되는 제품은 핸드스틱 청소기 ‘코드제로 A9’이다. 전 세계에서 무선 핸드스틱 청소기는 매년 20% 이상 성장하며 청소기 시장의 ‘핫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이번에 LG전자가 내놓은 ‘코드제로 A9’은 가격대가 89만~129만원(출하가 기준)으로 핸드스틱 청소기 가운데서도 프리미엄 시장을 정조준했다. 전 세계 프리미엄 핸드스틱 청소기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다이슨을 직접 겨냥한 것이다.
‘코드제로 A9’은 외형적으로 다이슨의 인기모델 ‘V8’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LG전자는 이번 시리즈에서 다이슨과 마찬가지로 모터가 손잡이 부문에 위치한 상중심 타입의 핸드스틱 청소기를 처음으로 내놓았다. 다만 흡입력과 사용시간 등 기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스마트 인버터 모터 P9’을 채택한 ‘코드제로 A9’은 핸드스틱 청소기 중 최고 수준인 140와트의 강력한 흡입력을 갖췄다. 모터가 1초당 무려 1,900회나 회전하면서 먼지를 강력히 빨아들인다.
최근 미세먼지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는 것을 고려해 헤파필터를 포함한 ‘5단계 미세먼지 차단 시스템’으로 초미세 먼지가 밖으로 배출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기능을 탑재했다. 청소기 안으로 먼지와 함께 공기가 들어왔다가 미세먼지가 걸러지고 깨끗한 공기가 다시 배출되는 식이다. 고성능 리튬이온 착탈식 배터리 2개가 제공되고 이를 통해 최대 80분까지 연속해서 청소할 수 있다.
로봇 청소기인 ‘코드제로 R9’은 기존의 LG전자 ‘로보킹’ 라인업보다 흡입력이 강력해지고 똑똑해졌다. LG전자는 독자 개발한 딥러닝 기술인 ‘딥싱큐’ 및 3차원 레이저 센서를 적용해 로봇 청소기의 장애물 인식과 주행 성능을 대폭 향상했다. 먼지가 많은 것을 감지하면 스스로 흡입력을 2배로 높이고 모서리를 만나면 속도를 줄인다. 구글이나 아마존의 음성인식 기기와 연동해 음성만으로도 쉽게 조작할 수 있다.
선이 없는 ‘코드제로 T9’은 유선청소기와 동등한 수준인 250W의 흡입력을 구현했다. 센서를 통해 사용자가 청소기를 끌지 않아도 청소기가 장애물을 감지하고 피하면서 사용자를 따라온다.
이번 시리즈 가운데 ‘코드제로 A9’은 이달 국내 출시된 후 대만·러시아·호주 등에 순차적으로 출시된다. ‘코드제로 R9’과 ‘코드제로 T9’은 하반기에 나온다. LG전자는 이번 시리즈 출시로 올해 무선 청소기의 글로벌 매출이 유선 청소기를 앞지를 것으로 내다봤다. 궁극적으로 세계 1등 다이슨을 앞지르는 것이 최종 목표다. 송 사장은 “혁신적인 모터 기술을 기반으로 무선 청소기도 1등 브랜드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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