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1년 12월 도입된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이 최근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규제 완화로 펀드 수가 늘어나고, 다양한 전략으로 수익률도 올라가면서 설정액이 10조원에 육박할 정도로 시장 규모가 커진 것인데요. 전문가들은 신규 헤지펀드가 많이 출시되는 만큼 안정성을 꼼꼼히 따져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김성훈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이 지난달 말 기준으로 설정액 9조 8,000억원을 기록하며 크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달만 설정액이 1조원 가량 급증했고 새로 문을 연 헤지펀드 운용사가 4개, 신규 설정된 헤지펀드도 52개에 달했습니다.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이 이처럼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정부가 2015년 10월 헤지펀드 운용사 진입 요건을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바꾸고 최소 자기자본 기준도 60억원에서 20억원으로 낮추는 등 관련 규제를 크게 완화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까지 주식형 공모펀드가 저조한 수익률을 내면서 고액자산가들이 헤지펀드로 갈아탔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기존에는 하락장일 때 이득을 보는 공매도·롱숏 전략 위주였던 헤지펀드들이 전략을 다양화하면서 수익률이 높아진 점도 한국형 헤지펀드의 성장요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실제로 여러 전략을 혼합한 멀티스트래티지(Multi-Strategy)·위험도를 낮춘 메자닌(Mezzanine)·픽스드인컴(Fixed Income) 등 다양한 전략의 헤지펀드들이 운용되고 있으며 5월 말 기준으로 전체 430개 헤지펀드 중 75%인 323개가 플러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중소형사와 신규 운용사들이 다양한 전략으로 설정액과 수익률 모두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설정액에서는 흥국자산운용이 1위를 차지했고 교보증권도 5월에만 17개 헤지펀드를 새로 설정하며 5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수익률 부문에서는 DS자산운용이 20%대, 트리니티자산운용이 18%대로 두드러졌습니다.
전문가들은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이 활성화하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지만 신규 자산운용사가 늘어난 만큼 당장의 수익률보다는 전략과 환매조건, 펀드의 안정성 등을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변동성이 5% 이하일 경우 수익률이 안정적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김성훈기자 bevoice@sedaily.com
[영상편집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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