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게이트 여파로 판매 중지 상태인 폭스바겐코리아의 주요 딜러들이 중고차를 팔고 있다. 판매 중지 전 법인 명의로 등록한 차량을 일정 시간이 지난 뒤 고객들에게 신차 대비 20%가량 할인된 가격에 권하고 있다. 환경부의 판매 중지 조치를 피해가는 일종의 ‘꼼수 판매’라는 지적이다.
13일 서울경제신문이 폭스바겐코리아의 최대 딜러사인 클라쎄오토와 마이스터모터스 등 주요 딜러사 전시장에 차량 구입을 문의했더니 딜러들은 “중고차를 바로 출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차종은 준중형차 ‘골프’,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구안’, 준대형 세단 ‘CC’다. 차종별로 가격은 다르지만 골프 2.0 TDI는 8,000~2만㎞ 정도 탄 차를 2,550만~2,850만원에 판매 중이다. 골프 신차가 2,750만~3,880만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약 20% 할인됐다. 딜러들은 연초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고객들에게 지급한 100만원짜리 ‘위케어 캠페인’ 쿠폰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딜러사 관계자는 “지난 2016년 5월 등록된 차량들로 어제만 30대 넘게 판매됐다”며 “신차급으로 관리했고 전시장에서 차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입차는 본사로부터 차량을 구매해 고객에게 판다. 하지만 판매 중지 조치가 내려지면 해당 물량을 재고로 떠안아야 한다. 이를 피하기 위해 각 딜러사들은 법인 명의로 차량을 선출고했고 일정 시간이 지난 뒤 중고차로 판매하는 것이다. 판매 중지 상태라도 중고차는 팔 수 있다. 환경부가 배출가스 서류 조작에 대해 최고 수위의 ‘판매 중지’를 시켰지만 징계가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폭스바겐 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딜러들의 복지 차원에서 지급된 차량을 일정 시간이 지난 뒤 딜러들이 매각 처분하는 것”이라며 “판매 정지 전 선 등록해 차량을 판매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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