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로 무장한 한 건강전문 스타트업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다이어트 산업에 도전하고 있다.
식품 기업 창업자 닐 그리머 Neil Grimmer는 미국인들이 다이어트 유행에 휩쓸리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그는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내용을 따라 하는 대신, 자신의 몸 안에 이미 해답이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며 “지금은 사람들이 자기 몸의 이야기를 듣는 능력을 잃어버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캠벨 수프로부터 3,200만 달러를 투자 받아 영양관리 신생기업 해빗 Habit을 설립했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이 업체는 299달러짜리 가정용 테스트 키트를 판매하고 있다. 이 테스트 키트는 개인별 맞춤식단을 추천하기 위해 사용자 스스로의 독특한 신체 데이터를 분석해준다. 그리머는 “미래의 식품은 고도로 개인화할 것이라 믿고 있다”고 말했다.
해빗 테스트의 목적은 각 개인의 신체가 탄수화물과 지방, 단백질을 어떻게 다루는지 분석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사용자들은 10시간 공복을 유지하고 고밀도 고영양 셰이크를 마셔야 한다. 그 후 해빗은 사용자의 혈액 샘플과 볼 안쪽에서 면봉으로 채취한 DNA를 활용해 분석을 진행한다. 신진대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들 중에서 포도당 수치, 비만 유전자 등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서다. 분석 결과는 클라우드 기반의 보안 서버에 저장되며, 몇 주 후 고객 이메일로 전송된다. 이 때 고객은 ‘습관’과 관련된 해빗의 7가지 제언 중 한 가지를 받아 볼 수 있다.
이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그리머는 ‘단백질 부족형(protein seeker)’으로 탄수화물은 적게, 단백질은 더 많이 섭취해야 한다. 또 그의 몸은 유당과 카페인을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
한편, 필자는 유전적으로 운이 좋았다. 해빗에 따르면, 필자는 ‘균형 추구형(range seeker)’에 속한다. 일일 영양소의 50%는 탄수화물, 30%는 지방, 20%는 단백질로 섭취해야 한다. 상당히 균형 잡힌 식단이다. 유당, 카페인과 관련해선 아무 문제도 발견되지 않았다.
해빗의 수익원 중에는 테스트 키트 외에도 개인 맞춤형 영양소 및 식단 추천 서비스 등이 포함되어 있다. 필자는 렌틸콩, 연어, 라즈베리, 아몬드 등으로 구성된 식단을 추천 받았다. 필자의 신체 내에서 효과적으로 소화되는 영양소들로 구성된 식단이다. 사우스 비치 South Beach나 팔레오 Paleo 다이어트처럼 체중 감량을 목표로 하는 다이어트와 확연히 다른 접근법이다.
그리머는 10대 때부터 엄격한 채식을 추구하며 자신만의 식습관을 추구해 왔다. 그 후 철인 3종경기 훈련을 하기 위해 탄수화물에 많이 의존하면서 그의 식단은 극단으로 치달았다. 그는 지난 2007년 아이들을 위한 식품 브랜드 플럼 오가닉스 Plum Organics를 공동 창업했다. 급성장한 이 기업은 이후 캠벨 수프에 2억 4,900만 달러에 매각됐다.
그리머는 두 딸을 포함해 아이들을 위한 건강식품 제조업체 플럼을 운영하면서, 체중이 50 파운드나 늘었다. 그는 개인 영양소 평가를 받은 후 맞춤형 식단을 추구했고, 6개월 만에 25파운드 감량에 성공할 수 있었다.
그는 해빗을 통해 다이어트의 민주화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리고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선 모두 같은 음식만 먹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시기는 일종의 ‘영양 암흑기’로 평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BY John K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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